KPI뉴스 - 배우 신성일 타계, 떠날 때도 영화처럼…인생작 '소확행'은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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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성일 타계, 떠날 때도 영화처럼…인생작 '소확행'은 미완성

홍종선
기사승인 : 2018-11-04 07:00:18
'드라마틱하게 엔딩' 사망 오보에 위독 이어 결국 타계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 투병 중에도 활발한 활동
부산영화제에 인생작 올린다던 약속 뒤로 하고 영면
▲ 한국영화의 별. 영화 '회전의자'의 주연배우 신성일 [영화 스틸컷]


"완쾌되는 내년 5~6월에 영화를 찍을 거예요. 카메라 작가인 노 신사와 두 사위에 관한 가족영화지. 요즘 영화들이 너무 무서워, 따뜻한 가족영화가 필요해요. 내가 시나리오를 썼고 제작도 할 거야. 물론 노 신사는 나지."

한국영화계의 거성 배우 신성일이 4일 오전 2시30분 타계했다.

향년 81세.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은 후 경북 영천에 지은 '성일가'에 거하며 방사선 치료를 받다 최근에는 전남 화순의 지인이 하는 요양병원에서 자신의 주연영화들을 상영하고 새 영화 준비를 하며 지내오고 있었다. 

 

▲ 영화 '카추사'에서 배우 문희와 공연한 신성일 [영화 스틸컷]

배우 신성일, 60년 가까운 세월을 배우로 살아온 그의 마지막도 한 편의 영화 같았다.

3일, 대한민국을 떠들석하게 하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강신성일(국회의원 출마에 맞춰 본래의 성 강을 더해 본명을 강신성일로 바꾸었다)의 가족이 서울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예약한 것을 바탕으로 '배우 신성일 타계'의 보도가 나왔다.

이후 부인인 엄앵란 여사와 자녀를 통해 '소생'의 사실이 확인됐고 서울강남성모병원은 장례식장 예약취소 사실을 알렸다. 결국 '신성일 타계 오보'라는 뉴스가 다시 보도됐다. 한 시대를 함께 풍미한 배우이자 부인인 엄앵란은 남편의 사망 오보에 분노를 표했다.

 

▲ 영화 '학생부부'에서 이미  부부였던 신성일과 엄앵란 [영화 스틸컷]

하지만 다시 '신성일 위독'으로 헤드라인이 바뀌었다. 엄앵란의 절친인 가수 현미는 "아직 소명해 계시다"라고 확인하며 미국에서 큰딸까지 나와 가족들과 함께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다고 전해, 위독설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그렇게 '위독'으로 끝나길 바랐지만, 고인이 생전에 "의사가 기적 같다는 거야, 치료를 안 받아도 될 판이래"라고 말씀하셨듯 소생의 기적이 다시 일어나길 바랐지만.

날짜가 4일로 바뀌고 얼마 안 되어 우리는 '한국영화계의 거성, 신성일 지다'라는 확정 보도를 접하고야 말았다.

 

▲ 한국의 알랭 들롱으로 불리던 시절,  영화 '위험한 청춘' 속 신성일 [영화 스틸컷]

 

배우 신성일은 투병 중에도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 방송 프로그램 출연해 활기 넘치는 모습을 과시했다. 고 최은희 배우의 빈소를 지키기도 하고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하며 왕성한 활동을 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단 3번만 빼고 모두 참석했다. 본인이 술회하길 국회의원 시절 죄를 지어 감옥에 있을 때 두 번, 출소한 해 대중에게 죄송해서 한 번 빼고는 모두 참석했다. 심지어 폐암 3기 발병을 확인한 지난해에도 신성일 회고전을 열었다.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이장호 감독에게 메가폰을 잡게 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을 사윗감으로 한 자신의 인생작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올리겠다던, 끝까지 배우이고자 했던 신성일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 임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영화 '아 임아'에서 배우 윤정희와 공연한 신성일 [영화 스틸컷]


한국영화 역사를 숱한 주연작으로 함께한 배우 신성일을 떠나 보낸 지금 두 가지 바람이 있다. 하나는 영면에 드셔서 평안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른 하나는 고인이 생전에 그토록 원하던 일, 마찬가지로 고인이 된 김정일 위원장의 애장품으로 북쪽에만 보관돼 있다는 영화 만추(이만희 감독, 신성일 문정숙 주연, 1966년작)의 복사본이 우리에게도 생기길 원한다.

다시금 배우 신성일 회고전이 열릴 때면 우리에게 없어 볼 수 없었던 '만추'를 꼭 보고 싶다. 영화 안에서 배우 신성일은 영원히 살아 있을 테니까. 

 

▲ 데뷔 5년 차 배우 엄앵란과 부부가 된 신성일 [TV조선 캡처]

 
영원한 배우 신성일은 1937년 경북 대구 출신으로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했다. 이후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 등 수많은 히트작을 배출했다. 1964년에는 당대 최고 여배우인 엄앵란과 결혼해 세기의 화제를 모았다. 결혼식이 열린 서울 워커힐호텔에는 결혼식을 구경하려는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두 사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제10회 및 28회 대종영화제 남우주연상, 제41회 대종상영화제 영화발전공로상, 제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제47회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등을 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  투병 중에도 정정한 모습을 보였던 신성일 님의 명복을 빕니다  [TV조선 캡처]


그는 배우뿐 아니라 정치인으로도 활동했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01년 한나라당 총재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발인은 6일, 장지는 손수 마련한 '성일가'가 있던 경북 영천으로 예정돼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엄앵란, 자녀 석현 수화 경아 씨가 있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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