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답할 필요없다"…친명계 "막가자는 것" 격분
NBS…지지율 36%, 3%p↑vs 호감도 6개월새 14%p↓
명청갈등 악재…신천지·조희대 등 현안 시각차 뚜렷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유시민 후폭풍'으로 어수선했다. 유시민 씨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을 또 직격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도 저격했다. 친명계는 발끈하며 유 씨를 성토했다. 유 씨는 김어준 씨와 함께 친노·친문 입장을 대변해왔다. 정청래 전 대표와 가깝다.
친명·친청계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신천지 의혹 규명,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시각차가 뚜렷하다. 지지층도 분열, 대립하고 있다.
8·17 전당대회가 끝난 지 두 달이 넘었다. 하지만 '명청 갈등'은 여전하다. 유 씨는 여기에 불을 지른 격이다. 당 지지율은 떨어지는데 자중지란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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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왼쪽), 유시민 작가. [뉴시스] |
유 씨는 전날 유튜브 '박시영TV'에 나와 "윤석열 딱정벌레가 자기 집을 다 해체했는데, 지금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도 (윤 전 대통령과) 똑같이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30%대 지지율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신임 받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극단적 경우에는 박근혜 또는 윤석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진영의 해체"라며 "뉴이재명 스피커들이 활동을 많이 할수록 이 대통령은 고립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에 대해선 "진영을 복원하는 게 국회의원이 되는데 유리하다고 납득시키고 성과를 보여야 하는데, 김 대표는 반대로 해왔다"며 "민티 07(민주당 공식 유튜브) 같은 걸 만들어 진영을 박살 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가 전통 지지층에 영향력이 큰 김어준 씨 유튜브를 견제하려 당 유튜브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확전을 피하려 무시 전략으로 대응했다. "'평가하거나 답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에 나와 "당 내외가 어려운데,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은 가급적 분열의 언어에 분열의 언어로 답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문제를 키우지 않도록 절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신 친명계가 분통을 터뜨렸다. 원조 친명 김영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정도 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격분했다. 김 의원은 "같은 진영 내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져 내전을 벌이는 시기는 지났다"며 "극단적 언어로 공격하면 자기 파멸적 행태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건태 의원은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이 대통령을 윤석열과 같이 비교한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독단의 도그마에 갇혀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은 "표현 어디에도 애정이나 걱정 같은 건 없고 절제를 잃은 감정, 못마땅한 불만만 가득한 느낌"이라고 했다.
유 씨의 '내부 총질'은 이 대통령이 통합을 당부하고 무책임한 극단주의를 질타한 뒤 나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통령이 뭐라 하든 마이웨이하겠다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 5선 이상 중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고 여당의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통령은 통합을 강조하면서 여러분의 지혜가 국정에 도움이 되도록 당도 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일부 국민들의 조급하고 절박한 개혁 열망에 편승해 개혁 실패의 불안감을 자극하며 자기만 선명한 개혁 주체인 양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선동을 하고 진짜 개혁을 하려는 동지를 공격하며 실질적·실효적 개혁의 실패로 이끌어 가는 것이 무책임한 극단주의"라고 비판했다. 검찰개혁 등에서 선명성만 앞세우는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민주당 지지율은 30% 박스권에 갇혀 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11월 25일) 안에 당 지지율을 10%포인트(p) 올리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취임 때 기록했던 40%대 복원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6, 27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1.5%로 나타났다. KSOI 조사 기준으로 최저치다. 직전 조사(10월 3주)보다 3.4%p 떨어졌다.
KSOI 측은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둘러싼 내부 이견과 갈등, 소방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갈등 조정과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기존 지지층의 결집력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3.4%p 올라 40.5%였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26~28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에선 민주당이 직전(2주 전) 조사 대비 3%p 상승한 36%였다. 국민의힘은 3%p 하락한 25%였다.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도 민주당(44%)이 가장 높았으나 6개월 전 조사 때(58%)보다 14%p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30%로, 6개월 전 20%보다 10%p 높아졌다.
전용기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성과에 대한 홍보 부족과 함께 당내 갈등을 지목했다. 신천지 의혹과 관련해서도 "봉합하는 국면으로 들어가야만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 차원의 조사 결과를 공개해도, 안해도 갈등을 키울 수 있어서다. 8·17 전대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제기한 김 대표로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친청계를 공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렇다고 가만있자니 친청계 공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정 전 대표와 친청계 한민수·이성윤·최민희 최고위원은 조사 결과 발표를 요구하며 김 대표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문제도 뜨거운 쟁점이다. 민주당은 탄핵 추진에 앞서 국회 국정조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역풍을 우려해 여론 향배를 살피며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에서다.
반면 강경파들은 즉각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 쿠데타에 준할 정도로 엄중한 상황이지만 우리 당은 긴장감이 없고 대응은 너무 느슨하다"며 즉각 탄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어준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속도전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당이 결정 장애가 있는 것 아니냐, 당 결정이 늦다"며 서둘러 탄핵을 추진하라고 했다. 방송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집권 여당이기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NBS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탄핵 소추에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45%,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34%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면 코어(전통)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삼권분립' 훼손 우려로 중도층 이탈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SOI 조사는 ARS, NBS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각각 5.7%, 14.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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