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포스텍 연구팀, 니켈의 '굿파트너' 이리듐, 협력의 비밀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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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연구팀, 니켈의 '굿파트너' 이리듐, 협력의 비밀 밝혀내

장영태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09-11 10:03:24
연구팀, 두 촉매가 '에너지' 주고 받는 순간 초고속 X선으로 포착 성공
분자 움직임 포착 위해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X선 자유전자레이저 사용

포스텍 연구팀이 빛을 이용하는 두 촉매가 협력할 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초고속 X선으로 밝혀냈다.

 

▲ 포스텍 화학과 김경환 교수(왼쪽부터), 포스텍 화학과 정상민 박사, 포스텍 화학과 통합과정 한예슬 씨.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화학과 김경환 교수, 화학과 정상민 박사, 화학과 통합과정 한예슬 씨 연구팀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황승준 교수, 화학과 김동영 박사 연구팀과 함께 빛을 이용하는 두 촉매가 협력할 때 나타나는 핵심 중간 상태를 초고속 X선으로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 KAIST 화학과 황승준 교수(왼쪽), KAIST 화학과 김동영 박사. [포스텍 제공]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신약처럼 복잡한 유기 분자를 만들려면 탄소와 산소 같은 원자를 원하는 자리에 이어 붙여야 한다. 이 일을 빠르고 매끄럽게 도와주는 것이 촉매다.

 

그동안 값싸고 흔한 금속인 니켈이 촉매로 많이 사용됐지만 니켈에는 마지막 단계에서 반응이 멈춰버리는 결정적 약점이 있다. 그래서 보완한 것이 빛을 흡수하는 이리듐 광촉매다. 이리듐을 함께 사용하자 니켈 혼자서는 만들지 못하던 다양한 결합이 이뤄졌다.

 

문제는 니켈과 이리듐이 왜 함께해야 반응이 일어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두 촉매가 서로 '전자'를 주고받는다는 주장과, 전자가 아니라 '에너지'를 건넨다는 주장이 맞섰다.

 

두 촉매의 변화가 빛을 받은 직후 거의 동시에 일어나다 보니 기존 장비로는 두 신호가 뒤엉켜 어떤 촉매가 먼저 움직였는지, 무엇이 오갔는지 가려낼 수 없었다.

 

연구팀은 태양보다 수십억 배 밝고 분자 움직임을 10조분의 1초 단위로 포착하는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X선 자유전자레이저'를 사용했다.

 

병원의 X선 촬영이 살은 통과하고 뼈만 찍어내듯, X선을 쓰면 여러 물질이 섞여 있어도 니켈과 이리듐 변화를 각각 따로 추적할 수 있다. 게다가 X선은 원자 속 전자의 개수에 민감해서 두 촉매 사이에 전자가 오갔다면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다.

 

▲ 초고속 시분해 X선 실험을 통해 밝혀낸 이리듐-니켈 간 상호작용. [포스텍 제공]

 

실험 결과, 이리듐 촉매가 함께 있을 때만 빛을 쬔 직후 1조 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에 니켈에서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신호가 나타났다. 이 신호의 정체는 에너지를 받아 만들어진 니켈의 새로운 '들뜬 상태'였다.

 

두 촉매가 주고받은 것은 전자가 아니라 에너지였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상태가 니켈에 빛을 아무리 직접 쬐어도 결코 만들 수 없는 상태다. 이리듐은 그저 빛을 대신 받아주는 조력자가 아니라 니켈 혼자서는 열지 못하는 반응의 길을 열어주는 존재였다.

 

연구팀은 이 숨은 상태에 얼마나 쉽게 도달하느냐가 반응의 성패를 가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발견은 단순히 오랜 논쟁을 끝낸 데서 그치지 않는다. 어떤 순간에 반응이 열리는지를 정확히 알게 된 만큼, 값비싼 금속에 기대던 화학 반응을 흔하고 저렴한 재료로 바꾸는 길을 열어 놓았다.

 

김경환 교수는 "10년 넘게 추측에 머물러 있던 부분을 직접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며 "니켈 촉매가 어떤 상태에 도달해야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알게 된 만큼 더 경제적인 촉매 반응을 설계하는 데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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