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베트남의 '박항서호', AG서 '김학범호'에 길을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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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박항서호', AG서 '김학범호'에 길을 물어라

김병윤
기사승인 : 2018-08-06 10:45:20
16강전서 한국팀과 맞붙을 가능성 높아
두 감독의 불꽃 튀는 자존심 대결 기대

베트남이 뜨겁다. 날씨만이 아니다. 한류열풍이 거세다. 한류보다 더 뜨거운 것이 있다. 불과 몇달 전에 몰아친 열풍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바람이다. 바로 축구 한류다. 그 중심에 박항서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창저우에서 열린 AFC 23세 이하 대회에서 준우승을 이끌었다. 베트남 건국이래 최고의 성적이다. 베트남 대표팀 감독 부임 3개월 만의 쾌거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결승전이 열린 1월 27일 베트남 거리는 붉은색으로 뒤덮였다. 붉은색에 노란별이 박힌 베트남 국기는 밤하늘을 수놓았다. 모든 사람이 베트남 국민인걸 자랑스러워 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최고의 영예인 3급 노동훈장을 받았다. 박 감독은 그렇게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 지난 1월 공식 훈련에서 선수에게 지시하는 박항서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이렇게 베트남의 영웅이 된 박 감독이 이번달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아시안게임에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게 된다. AFC 23세 이하 대회와 다른 점은 나이에 상관없이 와일드카드 3명이 뛸 수 있다. 바로 이 규정이 박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 베트남의 23세 이하 선수들은 국가차원에서 10년 이상 정책적으로 키워온 선수들이다. 이른바 베트남 축구의 황금세대다.

"베트남의 23세 이하 팀은 국가대표팀보다 인기가 훨씬 좋습니다. 실력도 국가대표팀에 비해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팀에만 베트남축구 최고의 스타 쯔엉을 비롯해 8명의 선수가 23세이하 대표팀에 선발돼 있습니다. 우리팀 소속 선수들도 10년 이상 구단이 정책적으로 육성해 왔습니다"  (정해성 호앙 안잘라이 축구팀 기술총감독)

축구인들은 이처럼 베트남 축구의 황금세대를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이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합류하는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1월 대회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베트남의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다른나라에 비해 수준이 뒤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본선에서 맞붙을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데다 대진표의 불리함도 있다.

베트남은 예선 D조에 편성돼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본선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예선 E조 1위로 본선진출이 예상되는 한국과 16강 전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전을 치뤄야 한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최정예 선수단을 구성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서 큰 활약을 한 손흥민, 조현우와 일본 J리그에서 골맛을 단단히 보고 있는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합류시켜 전력의 극대화를 이뤘다. 한국은 최정예 선수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팀의 이런 목표에 박 감독도 긴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박 감독은 지난 6월 한국대표팀이 인도네시아 현지 적응훈련을 할 때 관중석에 나타나 우리팀 전력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관중석에서 김학범 감독과 박항서 감독은 우연히 얼굴을 마주쳐 어색한 만남이 이루어 지기도 했다. 투철한 승부사인 지장 김학범 감독은 베트남과의 경기에 아무 관심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의 머리 속에는 오직 우승에 대한 작전만이 자리잡고 있다.

박 감독 역시 한국전에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7월 22일 부터 대표선수들을 소집해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베트남대표팀은 하노이에서 우즈베키스탄,오만,팔레스타인이 참가하는 4개국 친선대회에 출전해 실전경험을 쌓고있다.

한국과 베트남이 16강 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두 나라 축구팬들의 관심도 매우 클 것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냉철한 승부사 지장 김학범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치열한 머리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객관적 전력으로 볼때 베트남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할거라고 예상한다.
 

▲ 사진은 지난 1월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박항서호' 환영인파의 모습. [연합뉴스]

 

축구인들은 오히려 아시안게임 이후 박항서 감독이 맡고 있는 베트남팀들의 성적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23세 이하의 황금세대는 내년부터 국가대표로만 뛰게된다. 이들이 성인국가대표로 뛰기에는 아시아권에서도 한국,일본을 비롯한 다른나라에 비해 실력이 훨씬 뒤떨어진다는 평가이다. 올해 베트남에 축구열풍을 몰고왔던 선수들이 대폭 빠져나간 23세 이하 대표팀도 내년부터는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엎친데 덮친 꼴이다. 이른바 황금세대 선수들의 대탈출이 가져올 결과가 우려된다는 말이다.

결국 박항서호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되는 절박함에 몰려있다. 어쩌면 이번 아시안게임이 베트남대표팀으로서는 좋은 성적을 낼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박항서호의 앞길에 깊은 강과 험난한 산으로 가로막을 장애물이 나타날 예정이다. 바로 한국대표팀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한국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박항서 감독을 위해 우승을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닌걸. 

 

K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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