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자의 눈] 유통업계의 올바른 '흑백요리사'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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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유통업계의 올바른 '흑백요리사' 레시피

유태영 기자
기사승인 : 2025-12-31 14:32:18
우후죽순 '흑백요리사' 마케팅 경계해야
"다시 사먹지는 않을 맛" 혹평도
K푸드 인기 요인은 포장 아닌 '맛'

"오직 맛으로 승부하라!"

넷플릭스 요리예능 '흑백요리사' 시즌 1의 슬로건이다.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자들의 요리를 심사하는 기준은 오로지 '맛'이다. 다채로운 요리와 함께 매력적인 출연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 2도 최근 공개됐다.

 

▲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시즌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에드워드리, 정지선, 최현석 등 셰프들이 운영하는 매장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맛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에서 '직접 먹어보니 맛있다'는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외식업계도 흑백요리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출연자와 협업한 제품은 금방 동이 났고, 광고모델로 기용한 외식업체들의 매출도 급상승했다.

'나폴리 맛피아'가 시즌 1 미션 중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만든 디저트 '밤티라미수'는 CU에서 출시하자마자 품절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외에도 출연자들과 협업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흑백요리사 제품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협업 제품들은 사라졌고 일부 아직까지 판매하는 제품은 재고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흑백요리사가 광고·협업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날카롭다. 한 소비자는 제품 구매 리뷰에 "흑백요리사를 보고 맛을 기대하고 구매했는데, 다시 사 먹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남겼다. 재구매·반복구매가 중요한 식품업계에서 이 같은 리뷰는 '최악의 평가'에 속한다.

먹거리는 흑백요리사의 슬로건처럼 오직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K푸드'가 전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삼양식품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2021년 '로제' 불닭 시리즈를 출시하며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매콤함과 크리미함을 동시에 잡은 '맵단짠'(맵고 달고 짠맛)의 새로운 조합을 내놓은 것이다.

BBQ와 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해외에 진출하며 맛으로 승부했다. 현지 입맛에 맞게 단맛을 강화하거나 과일향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맛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소주도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단기적 마케팅에 기댄 것이 아니라 철저히 맛으로 공략한 결과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용 과일 소주를 잇따라 출시해 왔다. 자두, 딸기, 복숭아에 이어 레몬 소주까지 출시해 '소주'를 각인시켰다. 이젠 과일 소주를 맛본 해외 소비자들이 일반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결국 음식은 포장보다 맛이 먼저다. '흑백요리사'의 마케팅 효과를 보려다가 오히려 실망한 소비자들을 대거 양산한다면 유통·외식업계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즌 2가 다시 흥행에 성공하며 이미 대중에 알려졌던 셰프들과 협업한 제품들이 또 출시되고 있다. 지난 시즌에서 나름 재미(?)를 봤던 업체들이 또다시 '다시 사 먹지는 않을'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다행히 지난 시즌 출연자 중 몇몇 협업 성공사례가 있다.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과 협업해 직접 개발한 메뉴들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은 모범사례다.

유통·외식업계가 흑백요리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그들의 이미지가 아닌 진짜 '맛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하는 이유다.

 

▲ 유태영 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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