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발등의 관세'…현대차그룹 수익률 반토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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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관세'…현대차그룹 수익률 반토막 위기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4-01 15:06:01
한국기업평가, 관세 영향 시나리오 테스트
"마진율 9.9%에서 5.2%로 47.4% 저하"
가격 13% 올려야..."실제 반영 제한적일 듯"

미국의 관세 부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익률이 반토막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현지 시장 여건상 판매 가격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고, 하더라도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결국 해외 투자를 확대하다보면 국내 산업 기반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기업평가의 관세 영향 추정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오는 3일로 예고된 자동차 25% 부과 시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은 9.9%에서 5.2%로 47.4%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현대차그룹]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 즉 마진율을 수익성 지표로 삼았고 관세 부담액은 80억 달러(약 11조7600억 원)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의 부담은 GM(125억 달러)과 토요타(100억 달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폭스바겐은 65억 달러, 그 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40억 달러대로 추정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170만 대를 팔았는데 국내에서 수출한 물량이 101만 대가량이다. 지난달 27일 준공식을 가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연간 30만 대 규모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70만 대가량은 미국 밖에서 들여와야 하는 셈이다. HMGMA의 최대 생산량을 달성하도록 본격 가동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수익성 저하 폭은 GM이 7.7%에서 0.3%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됐다. 혼다는 6.4%에서 2.9%로,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합병사)는 5.5%에서 2.7%로 낮아질 전망이다. 토요타는 9.4%에서 5.8%로 38.8% 낮아져 현대차보다는 나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기업평가는 "GM이 영업이익 대부분을 관세로 지출해야 하는 반면 토요타는 이익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주요 7개 사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의 대응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미국 판매량 전부를 생산할 수 있는 포드, 스텔란티스를 제외한 완성차 업체는 높아진 관세 부담과 미국 설비투자 확대의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높아진 관세만큼 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인상률은 13%대에 이른다. 폭스바겐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을 필요로 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최근 현지 딜러들에게 서신을 보내 "현재 차 가격은 보장되지 않으며, 4월 2일 이후 도매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변경될 수 있다"고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여지만 남겨놓았을 뿐 결정된 것은 없다. 토요타는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미국 정부의 정책 동향을 살피며 재고 활용과 원가 절감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지난달 말 밝힌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세계 최대이자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관세 부담만큼 섣불리 가격을 올렸다가는 밀려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하고, 유럽에서도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미국 시장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미국 시장 위축 가능성과 향후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을 고려할 경우 비용 전가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짚었다. 

 

결국 기업들로서는 미국 현지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곧 국내 산업 공동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날 성명에서 현대차그룹의 31조 원 규모 추가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핵심 기업들의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해 대한민국의 경제 기반을 붕괴시키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외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줄줄이 미국 내 생산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해 왔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구조적 혁신을 뒤로 한 대규모 해외 투자는 단기적 시장 확대를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을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민관 합동 '제1차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개최했다. 한 대행은 "통상 위기는 결코 정부나 개별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만큼, 국민과 기업, 정부가 힘을 합쳐 뛰어야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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