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정부, '위기 업종·기업' 선정해 구조조정 지원…"기업활력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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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기 업종·기업' 선정해 구조조정 지원…"기업활력법 개정"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9-18 16:54:17
산업부, 사업 재편 지원 제도 개선방안 연구 착수
지표 만들어 전업종 평가…자금 등 지원 효과 분석
산업부 차관 "사업 재편 필요한 부분 살펴 법 개정"
석유화학 구조조정은 장기화 우려…"합의 어려워"

정부가 위기 업종과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을 선정해 사업 재편 지원을 강화한다. 중국발 공급 과잉 등 세계적 조류 변화에 따른 경쟁력 약화에 적극 대응하려는 것이다.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다만 기업들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얽혀 있는 이해관계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석유화학 공장 밀집지인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뉴시스]

 

18일 조달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세계 경제 전환 시대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사업 재편 제도 개선 방안 연구'를 입찰 공고했다. 

 

산업부는 이번 연구 배경에 대해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산업에서의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구조적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위기 기업 증가 및 위기 업종으로의 상호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업종을 포괄하는 사업 재편 지원 방향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내외 산업 또는 공급망 관점에서 단기간 내 예견되는 주요 위험 요인을 도출하고 업종 위기 상황을 사전 혹은 사후 판별할 수 있는 주요 경제 지표와 관련 자료를 구축하려 한다. 주요 업종 내 위기 혹은 한계 상황에 이른 기업에 대한 연구도 주된 과제다. 

 

또 업종별 위험도와 위기 도래 가능성 등 '위기 업종' 해당 여부를 판정할 지표를 수립하고 지표를 통해 모든 업종을 분석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골자 중 하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주요 업종별 협회, 단체와 올해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석유화학과 철강 외에도 자동차, 배터리, 섬유, 기계, 건설 등이 '흐림'으로 평가된 바 있다. 

 

자동차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대표적 피해 업종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전기차 과잉 공급 우려마저 더해지고 있다. 배터리도 중국발 저가 제품 과잉 공급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으며 섬유 업종도 중국산 덤핑 피해를 보고 있다. 

 

산업부는 위기 대응이 필요한 업종에 대해 상법·공정거래법·세제·자금 특례 등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업활력법)상 주요 인센티브를 적용했을 때 효과를 분석하려 한다. 업종별 요구사항과 현재 정부의 정책과제 분석으로 대응 방향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다. 

 

기업활력법은 과잉 공급 산업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해 2016년 제정됐다. 그 대상과 지원 폭을 넓히는 것이 당면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사업재편 계획 심의위원회'에서 "석유화학 등 우리 기업이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사업재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기업의 사업재편에 필요한 부분을 잘 살피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활력법의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지난 16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사업 재편도 사회공헌 계획을 포함할 경우 자금 지원이 가능토록 하는 기업활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상위 대기업 그룹의 기준이 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올해 기준 46개이고 소속 회사는 2093개에 이른다.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석유화학과 철강 등 업종에 이런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업계가 자율적으로 사업 재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전제 조건이다. 정부는 지난달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 지원 3대 원칙' 중 하나로 '충분한 자구 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 재편 계획 마련'을 제시한 바 있다. 자구 노력 없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려 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설비 감축 혜택만 누리려는 '무임승차' 기업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업종은 단기간 내 구조조정을 가시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각 산업단지 내 업체 간 설비 통합 및 감축 등이 가장 이상적인 구조조정 방안으로 판단되나 당사자 간 빠른 합의 도출이 쉬운 숙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체별 설비 가치평가와 이를 통한 지분율 구성, 취득 및 매각 관련 세금 발생 등 협의가 쉽지 않고 5대5 동수의 지분율 및 이사회 구성의 경우 주주사 간 이견 발생 시 기민한 사업 운영 및 의사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조조정 효과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9일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방문해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기업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듣고 사업 재편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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