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자의 눈] 한화오션 임원의 '웃음'과 '악의 평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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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화오션 임원의 '웃음'과 '악의 평범성'

정현환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4-10-18 17:29:28
올해 5명 노동자 사망...위험 요인 개선 36% 그쳐
정인섭 사장 국감 출석, 하니와 사진 찍다 뭇매

'악의 평범성'을 떠올렸다.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온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 때문이다.
 

▲ 중대재해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따돌림'을 증언하러 나온 '뉴진스'의 하니와 셀카를 찍고 있다. [뉴시스]

 

올해 한화오션 조선소에서만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가스폭발과 익사, 온열질환 의문사 등 죽은 원인은 다양하다. 정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이유였다. 

 

그런 그가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은 이유는 '직장 내 따돌림'을 증언하러 나온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와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지적을 받고도 "하니가 굉장히 긴장을 하고 있었다"며 웃으며 답변했다. 

 

삽시간에 온라인으로 퍼져나갔다. "진짜 소름 돋는다", "인명경시" 등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한화오션의 노동 현장은 늘 위험한 곳이었지만 개선은 더디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한화오션 종합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개선 대상 유해·위험 요인 5121건 가운데 개선 완료는 1851건으로 36%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 시절보다 한화그룹 인수 뒤 연간 사망자가 더 증가했다. 이토록 심각한 상황임에도 정 사장은 국감에서 반성보다는 면피성 태도를 보였다.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얘기하며 '세 가지 무능력'을 언급했다. 말하기와 사유의 무능력,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하기의 무능력이다. 이런 무능력이 더해져 평범한 사람이 악한 의도를 품지 않더라도 평소 당연하다고 여기며 했던 일 중에 무언가가 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화오션은 대표이사 명의로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노동자가 일터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비극을 막기 위한 목적이 분명한 국감이 돼야 한다. 책임 회피를 멈추는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평범한 악으로 인해 빚어지는 비극을 막기 위한 '선(善)의 평범성'을 기대한다. 

 

▲ 정현환 산업부 기자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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