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공정위 과징금 타당성 의문, 번만큼 내야"…법제처 의뢰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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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정위 과징금 타당성 의문, 번만큼 내야"…법제처 의뢰 연구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1-08 16:29:17
제주대 산학협력단 '과징금 합리화 방안 연구'
매출액 기준에서 영업이익 변경 제안
"기업 혁신과 생산적 활동에 지나친 제약 안돼"

법제처가 '과징금 합리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에 의뢰한 연구 결과, 부과 기준을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실제 부당하게 벌어들인 이익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인데, 기업 부담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8일 행정안전부 정책연구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대 산학협력단은 지난달 법제처에 '과징금 합리화 방안 연구' 용역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과징금 제도 전반에 대한 민간 전문가 분석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법제처의 취지다. 

  

▲ 법제처 심볼. [뉴시스]

 

연구진은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 쟁점과 관련해 "부당이득의 환수가 주된 기능임에도 관련 매출액은 부당 '이득'과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률적으로 관련 매출액을 지표로 삼는 것이 타당한지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남용 행위를 한 경우에 매출액의 6%를 상한선으로 공정거래위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매출액은 높지만 영업이익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면서 "납부 능력과의 연계성이 약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과징금의 개념, 판례, 공정거래법 규정이 모두 부당이득 환수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제재적 성격을 강조해 과징금 부과 수준을 높이면 이중처벌이나 이중제재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래서 '영업이익 기준'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영업이익으로 할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해 취득 또는 획득된 부당이득의 범위를 확정할 수 있다"면서 "영업이익을 지표로 해서 전액 환수한다거나 일정 비율을 환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6% 상한 비율을 그대로 두고 '매출액'을 '영업이익'으로 변경해 적용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안한 배경이다. 연구진은 "부당이득의 발생 원인은 법령 위반 행위를 통해 획득한 이득이라는 점에서 전체 매출액 자체를 부당이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적시했다. 

 

식품위생법에 대해서도 '해당 식품 등을 판매한 금액의 2배 이하 범위'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이익의 2배 이하 범위'로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의 3%' 상한으로 돼 있는데 '영업이익의 3%'로 바꾸자고 했다. 

 

연구진은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에 더해 관련 없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과징금을 납부해야 할 수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재계의 시각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21년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의 3% 이하'에서 '전체 매출액의 3% 이하'로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을 때 "위반 행위와 전혀 관계없는 분야까지 포함한 기업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문제 제기한 바 있다.

비합리적이고 헌법상 비례 원칙 위반 가능성이 있고 기업 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초래한다는 반발이었다. 

 

연구진은 "부당 이득 환수 또는 제재적 성격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과징금의 징수율만 중요하게 된다면 행정제재 수단으로 갖는 제도적 기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기업의 혁신과 생산적 활동에 대한 지나친 제약이 될 수 있고 개인에게 있어서도 기업 활동의 중대한 제도적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바뀐다면 그만큼 과징금 액수도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 가맹 택시 사업자에게 제휴 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거절할 시 호출을 차단하는 등 '갑질'을 했다며 724억 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했다.

그러자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2023년 영업이익 합계에 달하는 과도한 과징금이라며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국내 토종 플랫폼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다만 증권선물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을 '부풀리기'로 판단하면서 최종 과징금은 지난해 말 151억 원으로 줄었다.  

 

또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부당하게 우대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쿠팡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다 2023년 6800억 원 규모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의 24%가량을 과징금으로 내야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 회사는 '상품 추천'일 뿐이라고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제기, 공정위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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