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LG전자 서비스·판매 직원 32%, 1년새 산재 경험"…노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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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서비스·판매 직원 32%, 1년새 산재 경험"…노조 조사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5-07-21 16:58:51
금속노조, 서비스부문 및 자회사 235명 설문조사
산재 당해도 67%는 본인 비용으로 치료
우울·불안장애 경험률, 전체 노동자 대비 7배
'LG 정도 경영'에 "동의하지 않는다" 55.6%

LG전자 서비스 부문과 관련 자회사들에 근무하는 직원의 3분의 1가량이 최근 1년 새 산업재해(산재)를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산재를 당한 3분의 2가량은 본인 비용을 들여 치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는 산재 은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종 질병 경험 비율은 전체 노동자에 비해 2~7배에 달했고 인격 무시, 욕설, 협박 등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도 높게 나타났다. LG그룹은 인간 존중을 실천하는 '정도 경영'을 표방하고 있으나 정작 이번 조사에 응한 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은 동의하지 않았다. 

 

▲ 금속노조 서울지부가 지난 5월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LG전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금속노조는 21일 국회에서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를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 3월 6주간 LG전자 서비스 부문과 자회사인 하이케어솔루션(렌탈 관리 서비스), 하이텔레서비스(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하이엠솔루텍(냉·난방 시스템 유지보수), 하이프라자(판매) 5곳에 근무하는 235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업무 특성상 하이케어솔루션 응답자는 여성이 94%였고 다른 회사는 모두 남성이 90% 이상이었다. 지난 2019년 협력사 소속으로 근무하던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 3900명가량이 LG전자에 직접 고용됐으나 그 외 서비스와 판매 관련 직원은 자회사 소속이다. 

 

지난 1년간 업무상 사고로 산재보험 신청 기준이 되는 4일 이상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32%가 '있다'고 답했다. 이 중에서 산재보험 신청을 한 경우는 15.8%, 신청 없이 회사가 치료비를 지원한 경우 14.5%, 신청 없이 회사와 치료비를 분담한 경우 3%로 집계됐다. 66.7%는 스스로 치료비를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물론 산재를 당한다고 해서 모두 산재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높은 경험률"이라며 "산재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는 귀찮거나, 사측에서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등 요인이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각종 질병을 앓았던 경험률도 월등히 높았다. 최근 1년간 업무상 질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지(팔)근육통과 하지(다리)근육통이 각각 59.4%, 51.5%로 나타났다. 2020년 고용노동부의 '근로환경조사' 결과에서는 전체 노동자 평균이 각각 29%, 15%였다. 이번 조사 결과가 2,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특히 우울과 불안장애는 34.8%로 7배 수준이었다. 

 

정신적 질병은 고객을 상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혀 경험하지 않음'(1점)부터 '자주 경험'(5점)까지 수준으로 조사한 결과, '고객 요구대로 되지 않을 때 폭언'이 평균 3점, '업무 범위를 넘는 무리한 요구'가 3.2점으로 중간값보다 높았다.  

 

직장 내에서도 '인격 무시' 경험률이 37.2%였고 욕설을 들은 경험은 13.2%였다. '빨리 하라는 닦달' 경험률은 68.4%였다. 노조는 "수시로 듣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고,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2022년 4월에는 하이엠솔루텍 소속 노동자가 한 상가 5층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를 점검하다 추락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태훈 금속노조 서울지부 LG하이엠솔루텍지회장은 "(사망 사고 이후) LG전자의 지휘 아래 법적인 처벌을 피하고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노동부 등 관련기관에 많은 것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고 한때는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처럼 보여졌다"며 "그러나 약 3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 문제의 대부분은 실적 압박에 원인이 있다"면서 "하루 5건 기준, 월 100건 기준으로 노동자의 실적을 KPI항목(유효건 달성율)으로 체크하고 있다. 자연히 위험을 감수하고 작업을 하거나 보고하지 않은 채 연장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금속노조는 산재 은폐 가능성을 제기하며 "3일 이상 휴업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사측이 고용노동부에 무조건 재해발생신고서를 접수해야 한다"며 "현재로 보아선 신고서를 접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LG그룹은 '정도 경영'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며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부정 비리 제보도 받고 있다. 금품과 향응 수수, 횡령 등 외에도 환경과 안전 사고, 괴롭힘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응답자들의 평가는 박했다. '나는 LG그룹이 '정도 경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19.2%에 그쳤다. 55.6%가 동의하지 않았고 25.2%는 중립적 응답을 했다. '회사는 직원의 안전과 동등한 대우를 중시한다'는 문항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도 52.3%를 차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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