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삼성생명법, 새 정부 과제"…이재용 아킬레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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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법, 새 정부 과제"…이재용 아킬레스건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4-25 16:30:15
경제개혁연대 '새 정부 기업 거버넌스 개혁 과제'
계열사 지분 소유 기준, 취득원가→시가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대거 팔아야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뒤흔드는 이른바 '삼성생명법'을 새 정부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법은 특정 기업만을 위한 특혜를 주고 있다는 것인데, 개정안(삼성생명법)이 이미 발의돼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5일 '새 정부 기업 거버넌스 개혁 과제'를 밝히면서 보험회사의 자산 운용 규제 정비를 제안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자본시장법과 상호저축은행법 등은 회사의 유가증권 보유 비중 규제를 장부가액, 즉 시가 기준으로 하지만 보험업법에는 별도 규정이 없고 금융당국의 보험업감독규정에서 취득원가 기준으로 적용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를 다른 금융업권과 동일하게 정하면 유일하게 영향을 받는 보험회사가 삼성생명이다. 계열사 주식 보유가 총자산의 3%를 넘기면 안 되는데,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취득원가는 5444억 원으로 1.66%에 그친다. 하지만 시가로 평가하면 27조 원에 이르러 한도인 9조3600억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경제개혁연대는 "보험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보험회사 자산 운용 규제를 계속 유지할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려우므로 결국 삼성생명을 위한 특혜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65%에 불과하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1.66%),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0.81%),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0.80%) 등 일가 지분을 합해도 4.92%다. 

 

삼성생명이 8.51%, 삼성물산이 5.05%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데, 이재용 회장은 삼성생명 10.44%, 삼성물산 19.9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핵심 고리 중 하나인데, 보험업법이 개정돼 지분을 팔아야 한다면 그만큼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보험회사의 자금은 계약한 소비자를 통해 쌓인다. 계열사 주식 소유를 제한하는 것은 만에하나 보험금 지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두는 취지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줄곧 논의돼 왔으나 번번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서는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삼성 총수 일가의 지배 편의를 이유로 왜곡된 제도를 바로잡지 않는 것이 특혜이고 관치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표발의한 차 의원 외에도 17명이 공동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김영환, 오기형 의원과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했다.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2022년 244%에서 지난해 184.9%로 떨어졌다는 점도 법안에 힘을 보태는 대목이다.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에 비하면 아직 나은 편이지만 200%를 넘는 생명보험사 평균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다. 차 의원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주식 소유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짚었다. 

 

법안은 기준 초과 주식으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기준 초과 주식 처분 기간은 5년 이내로 정하고 금융당국이 2년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도 보험업법 개정 취지에 동의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2020년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삼성생명이) 자발적으로 하는 게 좋은데 안 되면 결국은 외부 압력에 의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에게도 오래 묵은 숙제처럼 보인다. 2012년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프로젝트G' 문건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지금 당장 법적으로 해소돼야 할 의무는 없으나 향후에도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소유 분리)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적 요구가 예상되므로 중장기적으로 해소 필요'라고 적시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새 정부 과제로 상법상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 명시와 이해상충 해소, 법적 처벌을 받은 임원에 대한 자격 제한 등을 주장하면서 이를 수행할 '기업 거버넌스 개혁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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