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롯데·CJ 등 유통가 3·4세 승계 속도…"실력을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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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 등 유통가 3·4세 승계 속도…"실력을 보여야"

유태영 기자
기사승인 : 2025-12-03 16:44:18
롯데, 장남 신유열에 바이오로직스 맡겨
CJ, 장남 이선호가 신사업 투자 전략 조율
삼양, 농심, SPC도 전진 배치
"실적 못 보여주면 행동주의펀드 등 견제"

롯데, CJ, 농심 등 주요 유통업체 오너 일가 3·4세가 잇따라 승진하며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은 기존 주력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는 동시에 신사업을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롯데 신유열, 바이오로직스 일으킬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사진)과 장남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지난달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부사장을 같은 회사 각자 대표로 임명했다. 신 대표는 앞으로 그룹 신사업의 핵심인 바이오 산업을 진두지휘한다.

신 대표는 그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며 국내외 신사업 및 신기술 발굴,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등을 총괄해왔다.

롯데그룹은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5000억 원에 달한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출자로 재무 부담이 적잖다. 

롯데쇼핑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3조4101억 원)은 지난해보다 4.4%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15.8% 떨어졌다. 당기순손실은 48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는 바이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80%, 2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롯데지주는 2022년부터 매년 2000억 원 이상 출자해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연매출 2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 내년에는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 완공으로 덩치가 커진다. 신 대표가 수장을 맡아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장남인 이선호 실장을 미래기획그룹장으로 발령냈다. 그룹 전반의 신사업 방향성과 투자 전략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그동안 이 그룹장은 CJ제일제당에서 식품성장추진실으로 글로벌 사업 성장을 도맡았다.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 2022년 47.0%에서 올해 49.2%로 높아졌다. CJ그룹이 신사업으로 키우는 바이오·소재 결합 사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 3세 전병우 VS 농심 3세 신상열

 

▲ 농심 신상열 부사장(왼쪽 사진)과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무. [농심,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 오너가 3세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는 전무로 승진했다. 전 전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만에 이사로 승진했고 2023년 10월에는 상무로 승진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2020년 해외매출 3703억 원에서 지난해 1조3359억 원으로 약 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2782억 원에서 3921억 원으로 약 40% 늘어났다. 

전 전무는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불닭'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마케팅과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신동원 회장 장남인 미래사업실장 신상열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019년 사원 입사 후 7년 만이다.

농심은 신사업으로 펫푸드 사업을 낙점하며 신 부사장이 이를 도맡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에 힘입어 삼양에 뒤처진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려 한다. 

농심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3038억 원으로 삼양식품보다 낮은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보다 낮은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또 SPC그룹은 허영인 SPC 그룹 회장 장남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은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냈다.

이 그룹은 최근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에 나서며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허 부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베이커리 사업을, 허 사장이 외식사업 부문인 비알코리아와 쉐이크쉑 등을 각각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의 해외 출점 확대와 해외 유명 외식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힘쓰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장수는 600여 개를 돌파했고 내년엔 미국 대표 멕시칸 프랜차이즈 '치폴레' 매장을 한국과 싱가포르에 선보일 예정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3일 "오너 일가의 3·4세들이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뚜렷한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소액주주나 행동주의펀드의 견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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