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현대건설 등 K원전 '핑크빛' 기대…"르네상스 없다"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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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등 K원전 '핑크빛' 기대…"르네상스 없다" 반론도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9-03 16:47:18
올해 말 불가리아 원전 수주 가능성 커
정상회담 계기 삼성물산 등 한미 협력 강화
"재생에너지 원가 하락으로 원전 미래 퇴색" 지적도

미국을 비롯해 지구촌에서 원전 수요가 크게 늘어나 한국 업체들에 새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원전은 특히 주택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 간판 기업들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원전의 미래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상반된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한울원전 3호기. [뉴시스]

 

3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당장 이르면 올해 말 우리 기업의 불가리아 원전 수주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협약을 맺고 기술 설계를 이미 진행 중이어서 본입찰에서 최종 낙점될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 11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신설하는 공사다. 전체 사업비는 2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KB증권은 이 중 현대건설의 수주 규모가 10조~12조 원으로 보고 "글로벌 원전 기업 중 가장 실제적인 성과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보여 줄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내년 이후에도 슬로베니아, 핀란드,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에서 대형 원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전력공사(EDF) 등과의 경쟁이 변수지만 웨스팅하우스와 2022년 맺은 전략적 협약이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에 대해 "향후 10년 이상의 시간을 이끌어갈 원전 사업이 단순한 기대를 넘어 실제가 되는 순간이 멀지 않았다"면서 "내년 상반기가 끝나기 전 15조 원 이상의 원전 사업 신규 수주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말 416GW였던 글로벌 원전 설비 용량은 2050년까지 최대 1000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때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1조7000억~2조9000억 달러(약 2366조~4037조 원)로 추산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의 성공적인 수행 경험 덕분"이라며 "최근 10년 동안 완공된 글로벌 원전 23기 중 유일하게 'on time, within budget'(기한과 예산 준수)을 달성해 수행 능력을 입증해냈다"고 분석했다. 

 

원전 수출 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가 경쟁국이다. 미국과 프랑스는 원전 프로젝트가 수 년씩 지연되고 예산은 수십억 달러 초과한 사례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그만큼 한국 원전 기업들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련 기업 간 협력이 강화됐고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도 부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발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까지 10기의 대형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등이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사업자 '페르미 아메리카'와 손을 잡았다. 미국 텍사스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와 관련해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SMR(소형모듈원자로)을 비롯한 원자력 발전 도입 계획을 수립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정책적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한미 원자력 협력에 대한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핑크빛 전망이 많지만 실제와 거리가 멀다는 의견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전 르네상스'는 없다"고 못 박았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 원가가 급락하면서 대형 원전 대비 30~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또 SMR 역시 대형 원전 대비 발전 원가가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한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블룸버그NEF가 2035년까지 미국의 운영 원전 용량이 현재 대비 9GW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해체나 건설 중단되었던 원전들이 재가동 되는 사례"라며 "신규 시장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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