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주택서 AI 인프라로…건설사 포트폴리오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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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서 AI 인프라로…건설사 포트폴리오가 바뀐다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6-07-08 16:36:33
호남·서남권 지역 1000조 메가프로젝트 본격화
AI데이터센터, 원전 등 건설 시장 신수요 급증
중견·하청까지 '낙수효과'…'상생 생태계' 조성 기대

국내 건설업계 지형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주택 시장에서 벗어나 K-반도체 호황과 인공지능(AI) 대전환이 불러온 신산업 인프라 구축으로 무게중심을 대거 이동하는 모습이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인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부지. 해당 부지는 826만㎡(250만 평)로 여의도의 2.5배에 달한다. [뉴시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보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플랜트/에너지 부문 매출이 전체의 36.5%(국내 9.1%, 해외 27.4%)를 차지했다고 공시했다. 2023년 1분기(24.5%)보다 1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건축/주택, 부동산 개발 등 기타 항목을 합친 매출은 65.8%에서 53.1%로 줄었다.

 

DL이앤씨는 2023년 1분기 매출의 19.4%였던 플랜트 사업이 올 1분기 32.8%까지 늘어났다. 반면 64.3%를 차지하던 주택사업은 54.3%까지 축소됐다.

 

GS건설도 이 기간 국내외 건축·주택 사업의 매출 비중은 70.9%에서 58.0%로 줄었고, 신사업·플랜트·인프라 사업 매출은 13.2%에서 24.6%로 늘어났다.

 

주택 경기에 민감하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남아있는 아파트 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전력 수요 급증에 맞춘 에너지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K-반도체 붐과 함께 성장 중인 AI 데이터센터는 이미 건설사들의 핵심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5년 75개에서 2024년 165개로 19년 만에 120% 증가했다. 

 

이에 맞춰 대형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특화 엔지니어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용인 데이터센터 전기시공 및 기계 커미셔닝 인력을, 대우건설은 설계·전기·기계·사업관리 직군 선발을 진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AI 데이터센터사업' 경력직을 모집하며 기계·전기·배관(MEP) 분야 전문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한화 건설부문과 GS건설 역시 전기시공 및 현장관리 엔지니어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체질 개선은 최근 대형 수주로도 이어졋다. DL이앤씨가 5500억 원 규모의 동제주 복합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300억 원 규모의 오만 두큼 가스복합발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에너지 인프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공개로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더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삼은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호남·서남권 지역에 1000조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약속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행보에 동참하면서 사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인프라 구축의 최종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사업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은 토목, 건축, 플랜트뿐만 아니라 도로, 전력·용수 인프라, 주거시설 공사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수반한다. 이에 따라 하이테크 부문 시공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 삼성E&A, SK에코플랜트 등 대형 건설사들은 물론 중견·중소 건설사들까지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팹(Fab) 내부에 먼지가 없는 공간을 만드는 클린룸, 초순수 공급 설비, 고도화된 배관 시공 등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전문 건설 업체들의 몫이다. 산업단지 인근의 도로 정비, 용수 공급 시설 등 공공 토목 사업과 근로자들을 위한 배후 주거지 개발 사업 등은 지역 중견 건설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계획된 투자가 적기에 이뤄진다면, 대형사 중심의 수주 훈풍이 중견·중소 건설사들과의 '상생 생태계'를 조성할 거란 관측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따른 수십조원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재건 프로젝트까지 맞물리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도 넓어지는 모양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도급사와 그 계열사들이 덩치 큰 본체 건물을 짓는다면, 근처 지원 시설 등은 발주처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협력 업체들이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 발주는 해당 지역 건설업체를 일정 부분 참여시켜야 하는 쿼터제 같은 것도 있기 때문에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직까지는 주택과 부동산 개발 사업 등이 건설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효과와 영향이 분명 있긴 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가 하나의 건설 테마가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미지수"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관련 건별 발주량은 아직 주택 사업 총량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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