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금융공공기관장 인사 마무리돼가는데 금융결제원장 7개월째 공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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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기관장 인사 마무리돼가는데 금융결제원장 7개월째 공석, 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3-09 17:17:25
차기 금융결제원장 두고 '한은 vs 금융위' 힘겨루기?
역대 금융결제원장 중 한은 출신 14명·금융위 출신 1명
수장 공석이니 금융결제원 내부 인사·신사업 '올스톱'

이재명 정부 들어 몇몇 금융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체됐으나 지금은 거의 마무리됐다. 작년 말이나 올해 초 임기 만료를 맞은 금융공공기관장들도 대부분 별다른 공백 기간 없이 새로운 수장으로 교체됐다.

 

그런데 유독 금융결제원장 자리만 7개월째 공석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현재 금융결제원 수장은 박종석 원장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차기 원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박종석 금융결제원장. [금융결제원 제공]

 

빈자리가 속속 메꿔지고 있는 타 금융공공기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KDB산업은행은 회장 자리가 3개월간 공석이었으나 지난해 9월 박상진 산은 준법감시인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작년 11월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 상임이사가 새 수출입은행장이 되면서 4개월간 비어 있던 자리가 채워졌다. 공백기가 길었던 서민금융진흥원장 자리에도 올해 1월 2일 김은경 신임 원장이 취임했다.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보험연구원 등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 금융공공기관들은 대부분 별다른 공백기 없이 수장 교체가 무난하게 이뤄졌다.

 

기업은행에서는 장민영 전 IBK자산운용 대표가 지난달 20일 신임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또 김성식 전 법무법인 원 변호사가 지난 1월 7일 새로운 예보 사장이 됐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는 지난 1일 신임 보험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유독 금융결제원장 자리만 공백기가 길어지는 이유로는 '한국은행 vs 금융위원회 힘겨루기'설이 나온다.

 

금융결제원은 우리나라 은행 간의 돈의 흐름을 연결하는 '금융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은행 간 송금, 결제 등은 모두 금융결제원을 통해 이뤄진다. 또 인증(금융인증서, 공동인증서 등), 계좌정보통합관리(어카운트인포), 인터넷 지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금융결제원장은 사내 이사회 멤버들을 중심으로 꾸리는 원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며 최종적으로 사원사(은행)들이 모인 사원총회에서 찬반 투표로 결정된다. 원장 공백 5개월째인 지난 1월에야 겨우 원추위가 만들어졌으나 여태 후보군도 도출하지 못했다.

 

당초 채병득 전 한은 부총재보가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금융위가 반발했다고 한다. 한 대형 시중은행 임원은 "차기 금융결제원장 자리를 두고 한은과 금융위가 대립 중"이라며 "아직 금융위 국장급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는 수개월째 주요 국장급 자리가 빈 채 직무대리 체제로 돌아가는 중이다. 국장급 인사가 완료돼야 차기 금융결제원장 후보로 누굴 지목할지 결정되고 이후 한은과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다.

 

금융결제원장은 전통적으로 한은 부총재보가 가는 자리다. 박 원장을 비롯해 역대 15명의 원장 중 14명이 한은 출신이다. 유일하게 제14대 김학수 전 원장(2019.04~2022.08)만 금융위 출신이다.

 

당시 임형준 전 한은 부총재보가 유력한 금융결제원장 후보였는데 한은 및 금융결제원 노동조합이 모두 강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임 전 부총재보가 한은 재직 당시 노동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게 이유였다. 아울러 이주열 당시 한은 총재의 '연세대 라인' 최측근이라 금융결제원장으로 보낸다는 '낙하산 인사' 설도 제기됐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임 전 부총재보가 물어나고 금융위 상임위원 출신 김 전 원장이 신임 금융결제원장으로 취임했다. 그 바람에 퇴직임원 갈 자리를 잃은 한은은 금융위 출신이 주로 가던 한국자금중개 부사장직을 대신 받는 식으로 '자리 맞바꾸기'가 이뤄졌다. 

 

현재 김 전 원장은 넥스트레이드(NXT) 사장, 임 전 부총재보는 흥국생명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 전 원장은 금융위 재직 시절부터 대체거래소 아이디어를 내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 3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서 투자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해졌다. 그 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제한되던 시절보다 거래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오랫동안 수장 자리가 공석이니 금융결제원은 몸살을 앓고 있다. 내부 인사와 신사업이 '올스톱'됐으며 대외협상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 금융결제원 직원은 "곧 떠날 사장이 무언가 손을 대긴 어렵다"며 "지금 조직 전체가 복지부동 상태"라고 귀띔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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