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자의 눈] 국대 AI 선발전, 왜 '패자'를 만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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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대 AI 선발전, 왜 '패자'를 만들었는가

김윤경 IT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6-01-16 17:20:29
뒷말 무성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 시작도 전에 김 새버린 국대 AI 선발전
2팀 탈락·네이버 실격·패자부활전…신뢰도 '흔들'
정예팀 또 뽑아?…'또 다른 승자' 지원 필요

국가대표 AI(인공지능) 선발전으로 불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두고 말들이 많다. 1단계 평가 결과 발표 전부터 '후폭풍'은 예견됐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 보인다. 2단계 시작도 전에 선발전의 김이 새버린 느낌이다.

예측 못한 변수들이 문제였다. 한 팀인 줄 알았는데 두 팀이 탈락했고 '2강'으로 주목받던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실상 실격 처리됐다. 한 팀을 더 탈락시킨 정부가 한 팀을 다시 뽑겠다는 구상도 충격. '패자부활전' 얘기가 나오자마자 '누구를 염두에 두고 또 뽑느냐'며 시선이 곱지 않다.

 

사실 네이버의 탈락은 그 자체로는 충격이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평가 마무리 단계에서 '처음부터(프롬 스크래치) 국산' 논쟁이 발생한 탓이다. 네이버는 외산 오픈소스를 '전략적으로 채용했다'고 소명했지만 정부를 설득하지 못했다. '외산 논란'은 정부에게도 부담스러운 이슈다.


하지만 탈락팀을 늘리고 다시 공모를 진행하는 건 얘기가 다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모두 흔들리기 때문이다. '5개팀 모두 우수하다'고 했고 '상대 평가' 원칙이었으니 탈락팀은 실격팀 하나면 됐을 일이다. 은메달이 실격이면 4위에게 동메달의 행운이 가는 게 우리가 아는 상식이다. 무리하게 탈락시키면서 논란거리를 만든 듯하다.


1위팀과 5위팀이 공개됐으나 이 역시 절대치는 될 수 없다. 단일 과제가 아닌 특성화 모델 경쟁이라 순위 매기기가 쉽지 않아서다. 정부도 모델마다 영역별 장단점이 있다는 걸 인정한다. '순서나 서열, 점수에는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구체적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경쟁을 이어가고 '네 번째 정예팀'을 뽑겠다는 방침이다. 안타깝게도 기업들 반응이 썰렁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AI가 이미 재도전을 포기했다. 

 

누가 공모에 참여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들도 많은 기대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1강'이 뚜렷한 상황에서 애써 다시 정예팀이 되도 '탈락의 고배'가 예정돼 있다는 걸 그들도 안다. 자칫 기업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


다소 당혹스러운 결과에 AI 전문가들도 비판과 우려를 쏟아낸다. 정부 평가의 폐쇄성과 한 줄 세우기식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AI 석학인 조경현 뉴욕대 석좌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의 지능은 다양한 관측값을 고도로 능력 있는 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매끄럽게 통합하는 데 있다"며 "(정부가) '처음부터'가 아니라는 이유로 네이버클라우드 모델을 실격시킨 결정에 다소 놀랐다"고 밝혔다.

 

배순민 KT AI 퓨처랩 부사장은 사견을 전제로 "한 줄로 세워 평가하는 방식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공정해 보일 수 있으나 자칫 다양성과 창의성을 저해할 수 있고 '독자' 혹은 '소버린'에 과도하게 갇히면 글로벌 기술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단계 평가부터 잡음이 무성하니 앞으로가 걱정이다. 승자의 기쁨은 희석됐고 패자는 평가전에서 멀어질 것이 분명하다. '짧은 시간 동안 놀라운 성과를 냈다'며 자축하던 게 불과 보름 전이다. 한순간에 상황이 변해버렸다.

 

패자를 패자로 보지 않는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 지원도 마찬가지다. 정예팀을 다시 뽑아 그들만 지원하지 말고 탈락팀을 '또 다른 승자'로 인식하며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 정부는 '예산 부족'을 호소하지만 문제가 예산에만 있지 않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 김윤경 IT전문기자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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