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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호황…얼어붙은 고용시장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6-11 16:55:06
5월 취업자 수 4만명 줄어…17개월 만에 첫 감소세
반도체 고용유발계수 1.6명…"취업자 중 반도체 비중 낮아"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기존 예상치를 훌쩍 상회했지만 고용시장은 차갑기만 하다. 반도체는 고용유발 효과가 낮은 탓으로 여겨진다.

 

1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91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명 줄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건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25만5000명 급감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5년4개월래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별로 제조업이 14만 명 줄어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 부산 남구 감만(위)·신선대 부두 야적장. [뉴시스]

 

올해 수출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호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5월 수출은 총 3942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3% 늘었다. 반도체 수출(1476억 달러)이 153% 폭증하며 수출 호황을 이끌었다.

 

수출 덕분에 경제성장률도 예상치를 훌쩍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8%로 기존 예상치(0.9%)보다 2배나 높았다.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이 올해 3% 안팎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열린 국무회의 및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명목성장률이 10%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고용시장이 냉랭한 건 반도체의 고용유발효과가 약한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반도체 고용유발계수는 1.6명에 불과하다.

 

고용유발계수는 10억 원의 재화를 생산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성장 대비 고용 효과가 작음을 뜻한다.

 

반도체 고용유발계수는 건설업(8.2명)과 자동차(4.8명) 등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런데 5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6만4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만3000명 줄었다. 25개월째 감소세다. 고용노동부 집계에서 자동차 분야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지난달 2000명 축소됐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최근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으나 취업자 수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취업자 수 감소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도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고용유발효과가 제조업 평균보다 낮다"며 "수출이 호황임에도 체감 경기에 아직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가 청년층 일자리를 증발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5월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8만9000명 줄었으며 6개월째 감소세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AI 때문에 기업들이 개발자,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분야에서 신입을 뽑지 않고 있다"는 한탄도 나온다. 

 

한 지방 건설사 관계자는 "고용유발효과는 건설업이 최고"라면서 "정부가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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