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출금리 내려도 되나요"…당국 눈치 보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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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내려도 되나요"…당국 눈치 보는 은행권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4-09-23 17:33:01
9월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금리 떨어지면 다시 확대될 수도"
"명확한 시그널 없어서 답답…당국도 구체적 정책 못 정한 듯"

최근 은행 대출금리가 내림세인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하락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그리면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은행들은 금융당국 눈치를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시그널이 없어 답답한 형국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5∼5.63%다. 지난달 30일(연 3.85∼5.74%)과 비교해 하단은 같지만 상단은 0.11%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9~6.54%에서 연 4.50~6.47%로 하단은 0.09%포인트, 상단은 0.07%포인트씩 떨어졌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주된 원인은 준거금리 하락세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고정형 주담대 준거금리로는 일반적으로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쓰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3.19%로 지난달 30일(연 3.29%) 대비 0.10%포인트 하락했다.

 

변동형 주담대 준거금리로 주로 쓰이는 코픽스도 내림세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2%로 전월(3.36%)보다 0.06%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는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준이 빅컷을 했으니 한은도 곧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그러면 준거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금리도 하락세를 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자연히 대출 수요를 자극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뜩이나 은행들은 이미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했다"며 "금융당국 눈초리가 사나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일단 가파르게 확대되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달 들어 진정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 원으로 전월 말(725조3642억 원) 대비 2조7227억 원 늘었다.

 

아직 집계 기간이 남아 있는 걸 감안해도 9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8월(9조6259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다시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될 수 있다. 은행들은 지난 7, 8월 중 가산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 금리 조절을 했으나 현재는 중단했다. 대신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유주택자 대상 추가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등 일부 대출을 중단·제한해 대출 창구 자체를 틀어막고 있는 중이다.

 

은행들이 답답한 부분은 계속 금융당국 눈치를 보고 있는데 명확한 시그널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을 비판하고서 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내놓자 이로 인한 실수요자 피해를 재차 지적하면서 불거진 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필요 시 상황별 거시건전성 관리 수단이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도 요새 데여서 말을 조심하는 듯하다"며 "그러나 명확한 시그널이 나오지 않으면 은행은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대출금리가 확연히 내려갈 때 은행이 가만히 있어야 할지, 가산금리를 올려 준거금리 하락분을 메워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그 때 그 때 임기응변식으로 대책을 낼 듯하다"며 "은행도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 한동안 불안한 눈치 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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