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보험료 할인·할증' 4세대 실손도 실패?…"해법은 5세대 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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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할인·할증' 4세대 실손도 실패?…"해법은 5세대 실손"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4-06-17 17:04:54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134%…전년동기比 15.6%p ↑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비급여 진료 제외해야"

실손의료보험의 고질적인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4세대 실손보험조차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형국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주요 비급여 진료를 보장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구조의 5세대 실손보험이 나와야 적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진단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5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8.0%로 전년동기(126.3%)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출보험금이 더 크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적자다.

 

특히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134.0%에 달해 전년동기(118.4%)보다 15.6%포인트 뛴 부분이 우려스런 대목이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점에 따라 네 종류로 나뉜다. 2009년 10월 이전의 1세대, 2009년 10월~2017년 3월의 2세대, 2017년 4월~2021년 6월의 3세대, 2021년 7월 이후의 4세대다.

 

1~3세대 실손보험은 큰 폭의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1분기에도 1세대(123.5%), 2세대(120.5%), 3세대(155.5%) 모두 손해율이 100%를 훌쩍 넘겼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보험금을 많이 타 간 가입자는 보험료가 할증되는 구조다. 과잉 진료를 막아 적자를 예방하려는 의도로 설계됐다.

 

▲ 4세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또 다시 '적자 경고등'이 켜졌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무서운 속도로 부풀고 있다. 2021년 62.0%, 2022년 88.8%에 이어 2023년 115.5%로 첫 손해율 100%를 돌파하더니 올해는 더 높아진 것이다.

 

유예기간(3년)이 지나 다음 달부터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할인·할증될 예정이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본다.

 

4세대 실손보험은 갱신주기가 1년인데 전년도에 비급여 보험금을 100만 원 이상 수령하면 보험료가 오른다. 비급여 보장을 100만 원 이상 150만원 미만으로 받았다면 할증률은 100%, 15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은 200%, 300만 원 이상부터는 300%다. 그러나 올해 보험료가 할증되는 가입자 수는 전체 가입자의 1.3%에 그칠 전망이다.

 

비급여 보장을 100만 원 미만으로 받은 가입자는 보험료 변동이 없는데 전체 가입자의 36.6%가 해당한다. 보험금을 아예 안 받아 5% 가량 할인 혜택이 주어질 예정인 가입자 비중은 62.1%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보험료 할증이 안 될 정도로만 영리하게 보험금을 타가고 있다"며 "이대로는 갈수록 손해율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4세대 실손보험조차 사실상 적자 문제 해결에는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적자를 일으킨 주 요인은 역시 비급여 보험금이었다. 5개사의 올해 1∼5월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총 3조844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2% 늘었다. 이 중 급여 비급여 지급액(2조2058억 원)은 11.3%, 급여 지급액(1조6385억 원)은 11.0% 증가했다.

 

지난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 지급액이 전년 대비 2.0%, 급여 지급액은 20.7% 늘어난 것과 비교해 비급여 지급액 증가율이 훌쩍 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백내장 등 문제 비급여 진료를 집중 단속하면서 작년 비급여 지급액 증가율이 둔화됐다"며 "그러나 올들어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여럿 발굴되면서 비급여 지급액 증가폭이 다시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본전 생각'에 어떤 식으로든 보험금을 받고 싶어하며 병·의원은 이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비급여 진료를 개발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 없이는 실손보험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특단의 대책으로 보장 범위를 크게 축소한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내세운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년간 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을 실손보험 보장항목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 획기적인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를 취급하는 정형외과 실손보험금 지급액 8645억 원 중 비급여 지급액이 6089억 원으로 70.4%를 차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와 백내장, 비급여 주사치료 등을 보장 항목에서 제외하는 5세대 실손보험을 내놔야 비로소 문제 해결의 길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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