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2호기, 안전설비는 허가 한 달 뒤 완료
시민단체 "수명연장 지원 쪽으로 기울어"
원안위 "기준 충족해야 안건 상정되는 구조"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는 '계속운전 심사'가 논란이다. 설비 상태를 확인한 뒤 허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먼저 허가하고 사후에 설비를 맞춰가는 구조라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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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울진군 북면에 위치한 한울원자력본부. [한울본부 제공] |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2026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에서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의 실효성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원자력안전법은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을 계속 운전하려는 경우 주기적안전성평가(PSR)와 운영변경허가를 거쳐 원안위의 계속운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입법조사처는 고리2호기의 안전여유도 확보와 직결된 설비 226개 품목, 케이블 22개 라인 교체 작업이 허가일 이후인 그해 12월에야 완료됐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심사 당시의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허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향후 설비개선을 전제로 먼저 허가하고 사후에 기준을 맞춰가는 구조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계속운전 심사를 받은 원전 중 불허·중단 사례가 없는 이유에 대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애초에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수조차 없는 구조"라며 "설비에 중대한 결함이 있으면 안건 상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심사 구조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원안위가 독립성을 갖고 안전 규제 심사를 하는 게 아니라 수명연장을 지원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고리2호기의 경우 수명연장 승인 자체가 일정 기간 안, 혹은 다음 정비주기까지 설비를 보강하라는 조건부 승인 방식인데 이 보강 조건 자체가 최소한의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심사 전 과정이 원안위 관할 안에서 완결되는 구조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는 제3의 독립 검증기관이 없고 오로지 원안위만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정부는 계속운전 허가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 단위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원안위는 반도체 팹 등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중장기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기존 원전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협의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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