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은행권, 부랴부랴 상생금융 준비하면서도…속내는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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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부랴부랴 상생금융 준비하면서도…속내는 ‘부글부글’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3-11-07 17:24:47
고금리는 연준 긴축 영향 ‘절대적’…“대출금리 낮추려 노력”
“결국 은행 돈으로 표 사는 거 아니냐?”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은행의 종 노릇’ 발언에 이어 지난 1일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 은행을 매섭게 질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6일 “은행이 60조 원의 이자수익을 거두기까지 반도체나 자동차만큼 다양한 혁신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잇따른 지적에 은행들은 부랴부랴 취약계층 등을 돕기 위한 상생금융 안을 마련해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출금리가 높은 건 우리 탓이 아닌데”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30만 명에게 1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이 낸 이자를 ‘캐시백’ 형태로 665억 원 돌려준다. 또 금융 취약 자영업자에게 1인당 최대 20만 원, 총 300억 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총 105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 금융 패키지를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230억 원을 들여 소상공인·청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금리를 2%포인트 낮추는 ‘이자 캐시백’을 실시한다. 저금리대출 전환을 위한 대환대출 플랫폼을 신설하고, 이용 고객에게 50억 원어치 바우처도 준다. 또 중소 법인을 상대로 시행해 온 ‘상생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1년 연장하면서 지원 대상을 개인사업자까지 확대, 총 610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

 

KB·우리·NH농협금융그룹 상생금융 안을 마련 중이다. 취약계층의 이자를 깎아주는 방안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그룹 관계자는 “범농협 차원에서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상생금융 안을 마련하면서도 금융권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한다. 삼고(三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를 맞아 다들 고통 속에 신음하는데, 은행만 편하게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에 여론이 곱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지만 대출금리가 고공비행하는 건 은행 탓이 아니다”며 “은행은 오히려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등 차주의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로는 코픽스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신용대출은 금융채 1년물 금리가 주로 쓰인다. 즉, 채권시장의 흐름이 가장 중요한데,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경한 긴축 기조를 내비치니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국내 채권시장도 반응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세로 이어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은행들은 억울함을 표한다.

 

‘독과점’이란 비판에 대해서도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경쟁을 회피한 적이 없다”며 “은행업 자체가 인허가 사업이라 정부가 통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총선용’ 아니냐는 의구심도 적잖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는 등 과거 정권에서도 흔히 있었던 일”이라며 “‘상생금융’이란 표어를 내세워 은행 돈으로 표를 사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다만 은행도 너무 많은 이익을 올리는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은 건 인정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그룹 합쳐 총 10조 원 가량의 상생금융을 실시했다”며 “이번에도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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