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인터뷰] 서진형 "부동산PF 고통 상당할 것…대책은 행정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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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진형 "부동산PF 고통 상당할 것…대책은 행정편의"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4-05-31 13:43:58
徐 광운대 교수, 약 40년 연구한 국내 부동산학계 원년 멤버
"PF문제 풀려면 분양시장 살아나야…식물정부 상태론 어려워"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하겠지만 지역·상품별 양극화 심화할 것"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국내 부동산학계 원년 멤버다. '부동산'이라는 영역이 실용학문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던 2000년대 이전부터 학계에서 활동했다. 공부하고 연구한 기간이 약 40년이다. 100여 편의 논문과 30여 권의 책을 썼다.

 

40년 내공은 무겁다. 1980년대 도시개발계획, 1990년대 외환위기 여파,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사태' 등 국내 시장의 역사를 학자로서 지켜봤다. 쉬운 언어로 현상을 설명하고 시장과 정책의 흐름을 넓게 조망한다.

 

31일 서 교수를 광운대 연구실에서 만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해결책, 부동산 시장의 중장기 전망 등을 들었다. 

 

다음은 서 교수와의 일문일답.

 

▲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가 31일 광운대 사무실에서 K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충현 기자]

 

ㅡ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부동산 PF 위기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위기설이 거론될 만도 하다. 위험한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정부가 여러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부실한 사업장이 정상화되긴 어렵다고 본다. 대형 건설사는 상호보증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있지만 중·소 건설사 혹은 악성 미분양 사업지를 갖고 있는 건설업체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상당 기간 상당한 수준의 고통이 불가피하다."

 

ㅡ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나.

 

"경제구조의 체질적인 문제다. 전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부동산 경기가 축소되기 시작하니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원래는 민자고속도로를 만들 때 앞으로 거둬들일 통행료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는 식으로 쓰였다. 이런 사업추진 방식이 건설쪽에서도 점점 보편화됐는데, 상승기에는 돈이 되니까 자금력이 부족한 시행업자들이 뛰어들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사업을 많이 벌렸다가 하락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ㅡ정부가 최근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다소 행정편의적으로 만든 면이 있다. 예를 들어 브릿지론(건설사업 인허가에 앞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한 대출)을 3, 4회 연장하면 부실사업장으로 묶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정량적으로 기준을 삼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3개월짜리 대출도 있고 6개월이나 1년짜리 대출도 있다. 3개월씩 4회 연장한 대출이 6개월씩 3번 연장한 대출보다 부실하다고 판단할 수 있나. 사실 간단치 않은 문제다. 다양한 접근방법이 있는데 정부가 쉽게 일하려 한다는 생각이 든다."

 

ㅡPF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실 정부에서 힘을 실어줄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 PF문제가 해결되려면 결국 분양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려면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감면과 같은 '당근'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식물정부 상태에서는 사실상 어렵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할 수 있겠나. 야당의 협치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서로 사이도 너무 나쁘다."

 

▲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유충현 기자]

 

ㅡ최근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단기적으로는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거래량이 좀 늘었다. 물론 많다고 할 순 없지만 매도희망가격과 매수희망가격 사이에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 강남처럼 선호가 높은 지역에서는 신고가도 나타나고 있다. 발 빠른 소비자들은 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지기보다는 낮아질 일만 남았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매수 우위 시장 쪽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ㅡ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크게 '점진적 우상향'과 '양극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앞으로도 부동산의 자산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전부 오르진 않는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고 서울 안에서도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다. 주택의 종류에 따라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다가구인지에 따른 가격 차별화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같은 아파트 중에서도 오래된 아파트는 슬럼화되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이다."

 

ㅡ일각에서는 부동산 폭락을 전망하기도 한다.

 

"부동산 가격에는 국민소득, 경제성장률, 시중통화량, 금리 수준 같은 거시경제 지표들이 중요한 영향을 준다. 과거처럼 가파르진 않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소득도 증가하고 있고 경제도 성장하고 있다.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부동산 가격도 점진적이나마 계속 오를 것이다. 다만 비(非)도시 지역이나 도시 외곽 등 선호도가 낮은 쪽은 이야기가 다르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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