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데스크시각] 보유세 인상, '똘똘한 한 채'도 부담 느낄 수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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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보유세 인상, '똘똘한 한 채'도 부담 느낄 수준 돼야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11-03 18:00:47
연령·장기보유 따른 공제율 최고 80%…소폭으론 효과 난망
보유세 강화로 압박하되 거래세 완화하는 유연성도 필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부동산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은 크게 보유세와 거래세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보유세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거래세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걷고 있다.

 

정부가 보유세를 인상하려면 우선 목적부터 '세수 확충'인지, '집값 안정'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집값 안정이라면 현 주택 소유자가 보유세 납부를 견디다 못해 매물로 내놓을 정도여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주택 공급 증대 효과가 생긴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자주 말이 나오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려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연령이 높고 장기 보유할수록 공제율이 높아 실질적으로 인상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고가로 유명한 서울 반포동의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를 보자.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가 지난 14일 65억1000만 원에 매매됐다. 그런데 보유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약 35억 원에 불과하다.

 

해당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1년 간 내야 할 보유세(1주택자 기준)는 총 1815만 원(재산세 567만 원, 지방교육세 113만 원, 종부세 1135만 원)이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은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금액이다.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리면 어떻게 될까. 종부세가 1753만 원으로 늘어나 총 보유세는 2433만 원이 된다. 600만 원 넘게 증가하나 종부세 공제가 적용되면 확 떨어진다. 

 

종부세는 연령에 따라 최고 30%, 보유 기간에 따라 최고 50%를 공제해준다. 합치면 최고 공제율이 80%에 달한다.

 

위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소유자의 연령대가 높아 30% 공제율을 적용받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종부세는 681만 원으로 줄어들며 총 보유세는 1361만 원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했을 때의 종부세는 1052만 원, 총 보유세는 1732만 원이다. 보유세 증가폭은 400만 원이 채 안된다.

 

비슷한 가격대이면서 보유 기간까지 긴 아파트라면 보유세 증가폭은 더 감소한다. 공시가격 35억 원에 종부세 공제 최고 80%를 적용받는 소유자가 현재 1년 간 내는 보유세는 종부세 227만 원 등 총 907만 원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상승하면 종부세 351만 원, 총 보유세 1031만 원으로 늘어난다. 보유세 증가폭이 겨우 100만 원 수준이다.

 

실거래가 65억 원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100만 원 올라간다고 집을 팔까. 답은 당연히 '아니오'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시장 흐름만 봐도 자명하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에 따르면 2020년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수입은 총 18조417억 원으로 2017년(12조3484억 원) 대비 5조7000억 원 늘었다. 보유세 인상은 세수 확충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집값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처럼 점진적인 보유세 인상, 특히 다주택자를 주로 두들기는 정책은 효과가 없다. 오히려 '똘똘한 한 채 불패신화'만 부추길 뿐이다. 고가주택에 한해서라도 종부세 공제를 폐지하는 등 똘똘한 한 채 보유자도 실효세율이 1%, 최소 0.7~0.8% 수준은 돼야 한다. 그 정도 충격적인 인상이어야 못 견디고 집을 팔려 할 것이다.

 

동시에 거래세는 깎아주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보유세율은 낮은 편이나 거래세율, 특히 양도세율은 무척 높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양도세율이 최고 20% 내외이나 한국은 1주택자 최고 45%, 다주택자는 최고 82%에 달한다. 거의 징벌적인 과세다. 문재인 정부 당시 보유세와 함께 양도세도 높이자 매물은 확대되지 않았다. 세율이 너무 높아 집을 팔아도 손해란 판단이 들자 보유세 인상에도 이를 악물고 버틴 것이다.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늘어난 세수만큼 양도세는 깎아줘야 한다. 그럼 세금을 덜 걷더라도 집값은 확실히 잡을 것이다.

 

▲ 안재성 경제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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