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법인 소유 임대아파트 '무더기 경매'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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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소유 임대아파트 '무더기 경매' 잇따라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3-11-10 17:41:29
시장침체·고금리에 아파트 100~200세대 소유법인 부도 ↑
"누적된 문제가 슬슬 수면 위로…2008년 금융위기 떠올라"

법인 소유 임대아파트가 경매시장에 무더기로 나오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주택임대 법인이 금융기관에 돈을 갚지 못하거나 임차보증금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를 맞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여겨진다.

 

▲ 소유 법인 부도로 경매에 나온 아파트 물건은 일반적인 경매물건과 달리 한 개의 사건번호에 여러 세대의 아파트 물건이 병합돼 있다. [리치고 경매정보 화면 캡처]

 

10일 UPI뉴스가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을 검색한 결과 하나의 경매 사건번호에 1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병합된 사례는 63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3건은 병합물건이 100~200세대였다.

 

통상 법인 부도로 인해 경매에 나온 물건은 일반적인 경매 물건과 달리 아파트 여러 세대가 하나의 사건번호에 병합돼 있곤 한다. 위의 예처럼 10세대 이상이 병합된 경우는 법인 소유 임대아파트가 경매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강원도 태백시에서 경매에 나온 A업체 소유 임대아파트의 경우에도 1개 사건번호(2018타경4213)에 아파트 44세대의 물건내역이 있었다. 44세대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매수권을 통해 낙찰받았다.

 

직전까지 강원도는 전국에서 아파트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이 가장 낮았는데, 지난달에는 낙찰률이 53.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 8월에도 충남, 전북, 전남 등에서 각 지역 건설사 소유의 임대아파트 200여 채가 쏟아져 나왔다. 충남 당진시에서는 B업체 소유의 임대아파트 118세대가 단일 사건(2021타경4159)의 물건목록에 있었고, 전북 군산에서도 C업체 소유 임대아파트 18세대가 하나의 사건(2022타경25019)에 걸려 있었다. 당시 이 매물들이 전국 경매 낙찰률을 끌어올린 바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부도 법인 소유의 임대아파트가 무더기로 경매에 나오는 일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체감상 하반기 들어 확실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 소유 법인의 부도로 44세대가 한꺼번에 경매 매물로 나왔던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의 한 아파트 단지. [리치고 제공]

 

이처럼 임대아파트를 운영하던 법인의 부도가 잦아진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여겨진다. 

 

분양사업 등에서 손실을 입은 지역 건설업체가 금융기관에 돈을 갚지 못했거나(임의경매), 임차보증금을 상환하지 못했을(강제경매) 가능성 등 여러 상황이 개별적으로 있겠지만, 결국 '시장 침체'와 '높아진 금리'가 1차 원인으로 꼽힌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누적된 것들이 슬슬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대사업자 법인에 대한 보유세가 크게 올랐고 금리까지 높아져 있었기 때문에 '터질 날만 기다리던' 상황"이라며 "집값과 임차보증금이 계속 오를 때는 사고가 터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순차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과거 임대사업자들의 업황이 좋지 않았던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언급했다. 성 회장은 "미리미리 출구를 마련하려 해도 등록임대주택사업자는 자의적으로 사업자를 말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주택임대사업자들의 업황이 최악인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을 수십 채씩 갖고 있던 법인의 잇따른 부도가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대표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은 실거주자보다 투자자들이 만든다"며 "주택을 많이 매집하던 사업자들이 부도를 맞거나 물건을 한꺼번에 내놓게 된다는 이야기는 앞으로 투자시장이나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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