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임종헌, 박근혜 청와대 찾아 '징용소송'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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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박근혜 청와대 찾아 '징용소송' 논의

김광호
기사승인 : 2018-08-03 17:28:12
검찰, 외교안보수석에 소송 방향 등 논의 문건 확보
'재판거래 실행' 첫 단서

양승태 사법부 시절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전범기업 상대 소송이 대법원에 접수되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청와대를 직접 찾아가 소송에 대해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지난 2013년 10월 당시 기획조정실장으로 있던 임 전 차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주철기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면담하고 강제징용 소송의 진행 상황과 향후 방향을 설명한 단서를 발견했다.

 

▲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연합뉴스]

 

검찰은 전날 외교부 국제법률국·동북아국·기획조정실 압수수색에서 임 전 차장의 청와대 방문과 주 전 수석 면담 내용 등을 기록한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여러 대법원 재판을 청와대와 흥정의 대상으로 구상한 문건은 다수 발견됐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긴 단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전 차장이 청와대를 방문한 시기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소송의 재상고심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로, 신일철주금 상대 소송은 2013년 8월, 미쓰비시중공업 소송은 같은해 9월 접수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청와대와 2013년 9월 작성된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 문건에 나오는 대로 일본과 외교관계를 고려해 소송의 결론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이 문건에서 외교부로부터 소송에 관련한 '민원' 내지 '요청'이 들어왔다고 언급하며 '판사들 해외 공관 파견'이나 '고위 법관 외국 방문시 의전'을 고려해 "(외교부에) 절차적 만족감을 주자"고 적었다.

검찰은 이 문건이 작성된 직후 임 전 차장이 청와대를 방문한 점으로 미뤄 법원행정처 심의관의 단순 검토에 그치지 않고 애초부터 실행을 위한 자료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검찰은 비슷한 시기 법원행정처가 법관 해외파견을 늘리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수석 등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법원행정처가 '민원'을 위해 재판거래를 적극 시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임 전 차장이 정부 입장에 따라 소송의 결론을 미루는 대신 법관 해외파견 확대를 반대급부로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검찰은 관련자들을 불러 청와대 면담에서 관련 민원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실제로 법원행정처는 2010년 중단된 법관 해외공관 파견을 재개시키는 데 주력해 2013년 2월 네덜란드 대사관에 판사를 파견시키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주유엔 대표부, 주제네바 대표부 등지로 파견지를 꾸준히 늘렸다.  

 

이 때문에 검찰은 전날 외교부 압수수색에서 법관 해외파견 관련 기록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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