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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전형'이라는 '학종'의 공정·투명성 확보 어떻게

지원선
기사승인 : 2019-05-17 11:17:15

대입시에서 ‘깜깜이 전형’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학교생활기록부종합전형(학종). ‘학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학들의 평가기준 공개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4월 13일 연세대와 고려대가 예비수험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각각 입학설명회를 열고, 학종 평가 항목과 방식(기준)을 공개했다.


▲ 4월 20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백남음악관에서 열린 2020학년도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개별상담을 기다리며 모집요강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어 성균관대와 경희대, 건국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 주요 대학들도 입학 사정관이 수험생 학부모에게 학종과 평가기준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전례없이 이 같은 학종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그동안 ‘깜깜이 전형’이라는 말처럼 학종 평가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상당한 의심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불신 높았던 ‘입학사정관제도’


사실 학종의 공정성 논란은 어제 오늘 제기된 것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2020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는 ‘뜨거운 감자’였다. 학종은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학생부를 중심으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평가하는 전형이다. 이렇다보니 입학사정관이 학종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제도는 노무현 정부 때 논의가 시작돼 이명박 정부 때 시행됐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수시전형 규모 확대 정책과 맞물려 학생부 위주 전형(학생부 종합전형과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대학들은 학종의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다 평가도 평가자(입학사정관)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평가 위주여서 학부모와 수험생들 사이에서 불신이 상당했다.


실제로 2017년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합격과 불합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고 응답했으며, 75%(복수응답)는 ‘부모와 담임, 입학사정관에 따라 결과가 다른 불공정한 전형’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학종은 수도권지역 중상위권 대학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일부 대학의 경우 2019학년도 대입에서 80% 가까이 확대했다.


대입에서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이처럼 늘어나자 대학 입시자료로 활용되는 학생부의 공정한 기재 등 신뢰도 제고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론의 호응을 얻기도 한다.

미국서도 종합 평가 전형으로 인정받아


우리 대입시 학종의 모델격인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퓰리처 상 수상 기자인 대니엘 골든이 쓴 저서 <왜 학벌은 세습되는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입학사정관제도를 통해서 교수 자녀가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SAT 점수가 낮고 내신성적이 낮음에도 입학하는 사례들이 제시된다.


그런데도 입학사정관제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기반인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종은 불가피하다. 즉 협력과 의사소통, 콘텐츠, 비판적 사고, 창의융합 등 21세기의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다만,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몇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공정성 확보는 어떻게 할까.


우선, 학종을 실시하는 모든 대학에 자체 평가기준을 공개하게 한다. 그 다음 입시가 끝난 뒤 실태조사를 통해 검증을 하면 된다. 실태조사는 매년 대입시가 끝난 뒤 3월에 학종 평가가 각 대학이 공개한 평가기준대로 됐는지 집중 점검하면 된다.


실태조사는 학종을 실시한 모든 대학을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매년 20개 안팎의 대학을 무작위 추첨해 하면 된다.

▲ 지난해 8월 열린 ‘대학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최종마무리 입시설명회’에서 입학사정관이 강연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인센티브·실태조사 통해 확보 가능


조사 결과 평가기준대로 전형을 실시한 대학에는 인센티브를, 평가기준과 크게 차이가 나는 대학은 정원감축이나 정부 재정지원사업 때 감점 등 불이익을 주면 된다. 이렇게 3~5년 정도 실태조사를 실시해 점검하면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확보될 수 있다.

  
인센티브는 교육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활용하면 된다. 이 사업은 대입 전형을 개선해 고교 교육 내실화에 기여한 대학에 재정지원을 하는 사업으로 매년 실시되고 있다. 올해에는 68개 내외 대학을 선정해 559억원을 지원한다. 이 사업 선정 대학에는 입학사정관 등 평가전문 인력 인건비, 대입전형 운영비,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비, 대입전형 개선 연구비 등이 지원된다. 


내년부터 이 사업 평가지표에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추가해 가중치를 부여하면 공정성 확보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지원금은 실태 조사 결과 자체 공개한 평가기준대로 전형을 실시한 대학에는 그렇지 않은 대학과 차등을 둬 지원하면 된다. 


학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다른 방안으로는 △자기소개서 대필·허위작성 확인 시 자동 탈락·입학취소 조치 △입학사정관 평가 의무화 △공정성 관련 위원회에 외부위원 참여 등을 평가지표에 반영하고, 배점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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