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러시아가 독도 영공 침범하자 자위대 군용기 띄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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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독도 영공 침범하자 자위대 군용기 띄운 일본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19-07-23 22:13:31
중·러 초계비행훈련중 러시아, 독도영공 침범
한국 공군 전투기 즉각 출격시켜 경고 사격
일본, "군용기 발진…한국 경고사격 유감"

23일 한반도 동쪽 상공은 초긴장 상황이었다.


이날 오전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하기까지 했다.


우리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까지 했다. 이에 일본도 끼어들었다.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인데, 자위대 군용기를 긴급 발진시키고, 한국 군용기의 경고 사격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케시마(일본이 부르는 독도 명칭)는 일본땅인데, 왜 한국이 남의 영토에서 경고 사격을 하느냐는 주장이다.


미·중·일·러가 한반도를 놓고 각축하던 구한말의 재현인가. 의도가 개입했든, 우발적이든 이 날 사태는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평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날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중·러 대 미·일 각축전에서 한국이 링으로 이용되는 형국"이라고 묘사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돼 안보협력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와 국방무관을 초치해 항의했다.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도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2월에도 KADIZ 무단 진입과 관련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히 보고 있고,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 측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  러시아 군용기가 훈련중 독도 영공을 침범한 23일 한국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에게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자리를 권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의도인가 실수인가


러시아 국방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국 공군과 장거리 연합 초계비행 훈련을 한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 훈련에 대해 제3국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며, 세계 안정과 협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 상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의 자유를 누린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침범"했다는 지적에 "중국과 한국은 좋은 이웃으로 '침범'이라는 용어는 조심히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외교·안보 전문가인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날 JTBC뉴스에 출연해 "러시아가 지금 영공을 침범할 정치적 동기가 없다. 우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러시아의 영공 침범 배경에 대한 질문에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인지, 조종사 실수인지 등 왜 그렇게 했는지 상황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를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KADIZ에 무단 진입한 23일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이와 관련 초치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일본 영토에서 한국이 왜"…즉각 끼어든 일본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했을 때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가 긴급 발진을 했다고 이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하고 이에 한국 공군기가 경고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 "자위대기의 긴급 발진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자위대기의 비행 지역과 긴급 발진을 한 시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 군용기가 2회에 걸쳐서 시마네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주변 (일본의) 영해를 침범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각각 "우리(일본) 영토에서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했다.


스가 장관은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다'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5000t급 호위함 스즈쓰키(涼月)함이 2019년 4월21일 일제 전범기로 인식되는 욱일기를 달고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 입항하고 있다. 스즈쓰키함은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관함식에 참석하기 위해 칭다오를 방문했다.[AP 뉴시스]


靑 '영공 침범' 러시아에 "반복되면 강력 조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 파트루셰프에게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이와 함께 "연방안보회의(FSC)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러시아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국가안보실장과 안보실 1차장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상황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청와대가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측에 직접 항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과 별도로 주한 러시아 및 중국 대사와 국방무관을 초치해 항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러시아는 우리 영공을 침범했고, 중국은 KADIZ를 침범한 것으로 두 나라의 경우가 조금 다르다"며 "정부의 주한대사 초치 이외에 청와대가 중국 측에 별도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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