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미국, 원정출산 노린 비자 심사 강화…한국 등 39개국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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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정출산 노린 비자 심사 강화…한국 등 39개국은 제외

장성룡
기사승인 : 2020-01-25 06:57:26
영사관에서 발급 거부…의료 목적 경우엔 재정능력 증명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한 이른바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발급 요건을 강화한 새로운 비자 정책을 2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해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국가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임산부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원정출산을 목적으로 한 미국 방문을 관광·상용 비자인 'B 비자' 발급 요건에서 허용 불가 사유로 분류하고, 24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임신한 여성이 비자를 신청할 경우 미국 방문이 의료적 이유 때문이고 치료에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비자 발급이 거부된다.

임신 여성의 방문 목적이 의료적 이유가 아닌 경우엔 병든 친척 방문이나 사업상 출장 등 다른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미국 방문임을 증명해야만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각국 주재 미 영사관은 비자 신청자가 원정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가 있으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비자 발급 담당 영사관 직원은 비자 신청자가 육안상 이미 임신했거나 미국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가 있을 때는 임신 여부나 원정출산 의향 등에 관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은 이런 원정출산 관련 비자 발급 요건 강화 대상 국가에서 제외됐다. 미 국무부는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한국 등 아시아 및 유럽 39개국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정출산이란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이 부여되는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 임신부가 관광·상용 비자인 'B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뒤 출산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원정출산 현황은 공식 집계된 것이 없지만, 반이민단체 '이민연구센터'는 매년 약 3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요 원정출산 임신부 국가는 중국,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이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14조에 따라 부모의 시민권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자국 영토에서 출생한 아기에게는 '출생 시민권'을 부여한다.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출생하거나 귀화한 사람, 사법 관할권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번에 새로 마련된 조치는 원정출산 산업과 관련된 범죄행위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민의 허점을 막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가안보 위험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시민권의 진실성은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 이민정책'의 일환으로 원정출산 시민권 부여 허점을 손보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출생 시민권제도로 인해 미국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연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들어간다며 폐지를 공약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나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서 낳은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권리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위헌 시비와 반론에 막혀 실제로 시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가 재선을 노리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 표심을 얻기 위해 반이민 정책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비자 심사에 실무적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신 여성의 미국 방문이 관광 또는 사업 등 기타 목적인지 여부를 구분하기 쉽지 않고, 상당수 국가들에 발급되는 미국 비자의 유효기간은 10년이어서 미리 비자를 받아놨다가 원정출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원정출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임신부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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