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 '반도체자급' 추진에 인텔만 OK…삼성·TSMC는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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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자급' 추진에 인텔만 OK…삼성·TSMC는 고민 중

임민철
기사승인 : 2020-05-13 11:47:14
방한 때 삼성 공장 접한 트럼프 대통령 의중 반영된 듯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의지…삼성·TSMC는 투자 부담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는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제안받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3사 가운데, 인텔만 설립 의사를 밝히고 삼성전자와 TSMC는 고민 속에 선뜻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앞서 미국 정부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공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 능력을 미국에 확충하기 위해 인텔,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논의 중이며, 유력한 논의 상대로 삼성전자도 점찍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특히 각사의 자체 제품 생산 시설이 아니라 외부 고객사의 주문과 설계를 받아 반도체 칩을 납품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원한다. 반도체 3사 중 인텔과 TSMC는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이 아예 없고 삼성전자는 공장이 있지만 그 규모가 작다.

13일 현재 인텔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추진에 발맞춰 미국 안에 파운드리 공장 설립에 적극 협조할 뜻을 밝힌 상태다. 반면 TSMC는 미국 공장 설립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결정한 건 없다'는 입장이고, 삼성전자는 아예 이 사안과 관련해 답변을 거부하는 등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는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제안받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3사 가운데, 인텔만 설립 의사를 밝히고 삼성전자와 TSMC는 고민만 할 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셔터스톡]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삼성 반도체 공장에 '큰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년 전과 작년 방한 기간에 수 차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장 부지와 생산공장 건물을 목격했고 이후 여러 자리에서 "저걸 미국에 지었어야 했다", "(직접) 가서 보고 싶다"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본 것은 오산 미군기지 근처에 있는 삼성전자의 평택·화성·기흥 반도체 공장 중 일부로 추정된다. 이들 국내 공장은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미국 오스틴에서 가동 중인 반도체 공장대비 월등한 규모에 반도체 소재·공정 면에서도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미국의 반도체 자급 자체는 이미 장기화한 미·중 무역갈등에 최근 코로나19 확산 사태까지 겹쳐, 미국에서 반도체와 같은 핵심 산업에 커지고 있는 제조 공급망 문제와 불확실성을 덜어내기 위해 나온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런 미국 정부가 실행 과제로 특히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꼽게 된 이유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인텔 "공장 짓고싶다"…철수한 파운드리사업 재개할 듯

미국 회사인 인텔이 현재 반도체 자급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될 경우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의존해 온 위탁생산 물량을 소화하면 수익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미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으로 야기된 불확실성"을 고려해, 미국 국방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연방정부의 안보 및 기반시설 요건을 충족하는 '상업용(commercial)'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싶다고 밝혔다.

13일 인텔코리아 관계자도 "공개된 서한 내용은 사실"이라며, 본사가 약 1년반 전 포기했던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1·2등의 고민…TSMC "검토중이나 미정"·삼성 "말 못해"

정작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와 세계 2위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소극적이다. 이들에게 미국 내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 설립은 신규 부지 선정부터 이익 실현까지 적어도 수 년, 길게는 10년도 바라봐야 하는 장기 투자 결정이라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TSMC는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의 문의에 미국 정부로부터 공장 설립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인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외 생산공장(fab)을 만드는 데 항상 열려 있다"며 "미국을 포함해 모든 적합한 장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적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도 미국 정부 측의 공장 설립 제안을 받았는지, 실제 검토 중인지 등 UPI뉴스의 문의에 "해당 사안과 관련한 문의에는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TSMC는 3년 전 미국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4년 전부터 올해까지 미국 공장 생산력을 높이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쓴 이후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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