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재난지원금, 성형·명품에 '몰빵'?…취지 어긋난 사용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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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성형·명품에 '몰빵'?…취지 어긋난 사용처 논란

강혜영
기사승인 : 2020-05-14 11:04:01
보톡스·쌍꺼풀 등 피부과·성형외과 시술 가능…병원 홍보 성행
명품도 백화점 아닌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등에서는 구매 가능
"소상공인 살리자는 원래 취지 어긋나 불편하다"는 반응 잇따라
"긴급재난지원금 피부과에서 보톡스, 필러 시술 혹은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 결제 가능할까요? 귀하게 쓰라고 준 돈이긴 하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고 궁금하네요. 욕은 하지 마세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용할 수 있다"이다.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은 피부과나 성형외과의 급여·비급여 항목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에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긴급재난지원금 성형외과, 피부과 사용에 관해 묻는 게시물 [네이버 지식인 캡처]

'긴급재난지원금 보톡스·필러'…특수 노리는 피부과·성형외과

긴급재난지원금은 마사지 업체 등 위생업소와 올리브영과 같은 헬스·뷰티스토어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병원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지원금으로 성형외과나 피부과 시술비를 낼 수 있다.

병원 매출과도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사회취약계층 대상 재난지원금은 연 매출 10억 원 이상 병원에서 사용이 제한됐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은 매출과 관계없이 급여·비급여 항목 모두 이용 가능하다.

이에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기에 이르렀다. 각종 병원 블로그 등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성형외과', '눈 수술전후 재난지원금성형외과에서 자연스럽게!', '긴급재난지원금 수액 치료 보톡스 필러' 등의 홍보 문구를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선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긴급재난지원금을 활용한 병원 마케팅 [네이버 블로그 캡처]

백화점 밖이라면 명품백도 구입가능

심지어 백화점과 대형 마트만 아니면 명품백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살 수 있다. 사용 제한 업종의 대표적으로 백화점엔 상대적으로 영세한 NC백화점과 뉴코아 백화점도 포함되지만 명품 매장은 백화점 내에 입점하지 않은 경우 제한 업종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청담동 샤넬 플래그십 스토어 같은 곳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행정안전부 측은 "제한업종인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닌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명품 여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사용을 제한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돕자는 취지에 안 맞는다" 우려도

이처럼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 기준이 촘촘하게 정하지 않아 소비가 얼어붙은 시장 상인들이나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재난지원금이 성형외과에서 사용된다는 것을 두고 '불편하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맘카페에서는 "개인의 의사니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소상공인 살리자는 취지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 댓글창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등은 안된다면서 미용성형은 된다니 조금 아이러니하다",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이 시국에 성형외과로 몰린다는 것도 놀랍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해외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직장인 이 모(29) 씨는 "명품에 재난지원금을 전부 다 사용하는 경우가 생길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재정을 해외 명품에 갖다주는 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큰 틀에서 사용처와 제한업종을 정하긴 했으나 세부적으로 본래 취지에 안 맞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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