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포스코, "해운업 진출 안한다"는데도 멈추지 않는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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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운업 진출 안한다"는데도 멈추지 않는 논란 왜?

주영민
기사승인 : 2020-05-20 13:59:15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물류생태계 혼란 예상"
포스코 이사회 8일 포스코GSP 안건 가결후 논란 격화
"함께하는 기업시민 아닌, 재벌기업 행태 답습"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포스코GSP(글로벌 스마트 플랫폼) 설립에 대한 해운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물류 자회사가 출범하면 해운업 등 다른 분야에도 진출하게 되고, 결국 중소기업 일자리를 빼앗게 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물류 자회사 설립은 '철강뿐 아니라 비철강 분야에서도 강자가 되겠다'는 포스코의 목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자처하는 포스코가 사회적 비난을 사는 재벌기업의 행태를 답습하며 공룡기업 집단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월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0년 포스코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물류주선업 진출은 결국 해운업으로의 진출로 귀결된다"며 "대기업의 시장지배에 더하여 국민·공기업의 시장지배에 따라 물류생태계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 결정은 장기적인 해운업 불황과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업계의 입장을 생각할 때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면서 "설립을 철회하고 해운항만 물류업계와 함께 지혜를 모아 상생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그룹 내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물류 기능을 한데 모아 포스코GSP라는 물류 자회사를 만드는 안건을 의결했다.

해운업계 우려와 달리 포스코는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에도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철재 철강원료 구매와 국내외 제품 판매 등 각종 운송계약 업무가 내부 여러 부서와 포스코인터내셔널·SNNC·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별로 물류기능이 흩어져 있는 것을 통합하는 것 뿐이지, 물류업계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포스코는 물류업계와의 기존 계약은 유효하고 해운업에 진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해운업계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포스코는 해운업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물류업은 포장∙송달∙하역∙육상운송∙해상운송 등 여러 단계로 이뤄져 있어 사실상 해운업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라며 "포스코는 아무 부가가치 창출 없이 해운업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고 주장했다.

강무현 한해총 회장도 "포스코가 그룹 내 흩어진 물류 조직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그것이 진정한 목표라면 자회사를 세울 게 아니라 흩어진 조직을 통합한 뒤 해운업계에 발주해 상생하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물류 자회사에 대한 반대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해운항만 관련 노조는 노조대로, 한해총 등 단체는 단체대로, 포스코와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스코 제공

이처럼 해운업계의 반발이 큰 이유는 포스코 물류 자회사가 설립되면 중간에서 일종의 수수료인 통행세를 걷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와 자회사간 발생하는 거래 비용이 선사들에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기존엔 화주인 포스코와 직접 거래 해왔다면 앞으로는 자회사와 협상을 해 물량을 배정받아야 해서다.

김영무 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포스코의 물류주선업 진출은 다른 대형화주인 한전과 가스공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기업의 시장지배(컨테이너)에 더해 공기업의 시장지배에 따라 물류생태계 혼란이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스코가 물류회사 출범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들의 영역까지 가세해 일자리를 강탈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포스코는 2018년 창사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목표로 철강뿐 아니라 비철강 분야에서도 강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한계를 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를 제시했다.

또 이 자리에서 포스코는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68년에는 연결 매출 5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가 목표를 위해서는 물류업은 물론 해운업 등 돈 되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문어발식 확장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한 재계인사는 "지난해 말 기준 사내유보금이 54조가 넘는 포스코는 향후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는 재벌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며 "포스코의 물류업 진출 행보는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업시민이라기 보다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돈이 되면 무엇이든지 삼키는 육식동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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