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영국남자' 한국서 떼돈 벌고 세금은 영국에…진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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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남자' 한국서 떼돈 벌고 세금은 영국에…진짜 문제는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20-10-14 13:33:39
순자산 18년 2억4000만→19년 9억1000만
박성중 "해외 유튜버 공평과세 대책 필요"
유명 유튜버 '영국남자(Korean Englishman)'의 순자산이 1년 새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 '켄달 앤드 캐럿'이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도 3배 가까이 늘었다. 주요 구독자가 한국인인 영국남자는 한국어를 쓰며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상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에 납부한 세금이 한 푼도 없다는 게 당연해보일 수 있다. "한국을 홍보하는 영국 거주자니까 당연히 영국에 세금 내야지"라는 댓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하지만 전 세계 IT 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 측면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 '영국남자' 유튜버 조쉬 캐럿(왼쪽)과 올리버 켄달 [유튜브 채널 캡처]

"유튜브 시장은 계속 커질 텐데 이와 유사한 절세·탈세가 이어질 수 있다. 유튜버들이 사업을 해외로 확장해 탈세하면서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지 않나"라는 게 문제를 제기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14일 기자에게 "초고속 인터넷 망 깔고, 스마트폰 선 탑재하는 등 발품 팔아 환경을 조성해놨더니 유튜버만 다른 나라 계좌로 돈을 벌어들이는 것 아니냐"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 의원은 이날 영국 기업등록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국남자' 채널을 운영하는 영국 국적의 조쉬 캐럿과 올리버 켄달이 차린 회사 '켄달 앤드 캐럿'의 순자산이 2018년 16만1236파운드(약 2억4000만 원)에서 2019년 60만6331파운드(약 9억1000만 원)로 3.8배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수익이 늘면서 이 회사가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 등도 2018년 6만2303파운드(약 9300만 원)에서 2019년 16만2683파운드(약 2억4000만 원)로 크게 늘었다. 런던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현지에서 애국심 마케팅을 하면서 국내 구독자들을 기반으로 수억 원대 이익을 거두고 세금은 영국 정부에 낸 것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구독자들은 그동안 이 사람의 콘텐츠를 소비하며 어느 정도의 광고비가 가는지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웬만한 유튜버들은 걸어 다니는 기업이고, 모든 기업이 재무제표를 공개하게 돼 있는데 유튜버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가 각 크리에이터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나 광고의 특성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의원은 이들의 절세 수법도 상당히 치밀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켄달 앤드 캐럿은 2018년 20만1000파운드(약 3억 원)를 연금으로 일시 적립해 과세 대상 수익을 줄였다. 이는 영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절세 수법이라고 한다.

지난 7월 하순에는 회사 주소를 런던 서부 주택가의 실거주지에서 잉글랜드 남부 웨스트서식스의 한 세무회계법인 사무실로 이전 등록하기도 했다. 이 법인은 '최대한의 세금 절약이 목표'라고 서비스를 홍보하는 곳이다.

회사 주소를 옮긴 것은 앞으로의 실거주지를 비공개로 하는 한편, 사업 규모가 나날이 확대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세무회계 서비스를 받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외국인 유튜버들은 계좌가 국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세무조사가 어렵고 적법한 조세도 어렵다"며 "당국이 공평 과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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