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보복감사' 논란 남양주시 특별조사, 초유의 '철수 요구'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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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감사' 논란 남양주시 특별조사, 초유의 '철수 요구'로 이어져

문영호
기사승인 : 2020-11-23 17:31:43
조광한 시장 "독재 시대나 있었던 인권 침해이자 위법한 감사"
이재명, "부정부패 청산에는 여야 내편 네편 없다"

'보복감사'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도의 남양주시 특별조사와 관련해 23일 시장이 감사장에 들어가 '철수'를 요구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인 2016년, 행정자치부의 "특정 기간 시장의 일정을 제출하라"는 감사를 거부한 적이 있으나, 상급기관의 감사 도중 시장이 감사장에 들어가 '감사거부'와 '철수'를 요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23일 오전 청사 2층에 마련된 감사장에 들어가 경기도 조사관들에게 "감사를 중단하고 시청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조 시장은 그 자리에서 "법률에 정하고 있는 감사 통보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감사를 계속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감사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고, 직원들을 협박하고 강요하고 있어 감사를 즉시 중지하지 않으면 현행범으로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시장은 감사가 시자되기 전 감사장 밖에서 '계속되는 보복성 감사 더 참아야 하나요'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감사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조 시장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경기도의 특별조사는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위법"이라며 "조사의 시작일은 있는데 종료일은 명시된 바 없고 자료 요구 사항을 보면 언론보도 댓글과 청사 대관 내역 등 표적성 자료부터 헌번재판소 심판청구사항 등 괘씸죄에 해당되는 온갖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부터 남양주시와 산하기관을 상대로 특별조사에 들어갔으며 이날도 6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감사 대상으로 도는 언론에서 보도했던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불공정 선정 의혹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여부 △공유재산 매입 관련 특혜 의혹과 기타 제보 사항을 들었다.

하지만 조사관들은 특정 기간 남양주시의 언론보도 자료제공 내용·배포 경위와 청사 대관 내용·출입자 명부 등 언론에 언급하지 않은 부분도 조사하고 있다.

또 권한쟁의심판 청구 소송 진행계획 문서도 남양주시에 요구했다. 특히 도는 남양주 시정 홍보와 경기도의 중징계 처분 요구 기사 등과 관련한 직원 개인 인터넷 아이디를 확인해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남양주시지부(남양주시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경기도를 상대로 '불법·보복 감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남양주시노조는 "도가 언론을 통해 언급하지 않은 상당한 부분에 대한 감사도 진행 중"이라며 "특정 기간에 언론 보도자료 제공 내역 또는 배포 경위, 청사 대관 내역과 출입자 명부, 심지어 현재 권한쟁의 심판청구 내용에 대한 소송진행계획 문서도 요구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감사를 진행하면서 홍보기획관 조합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을 사찰해 도와 상충하는 사안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댓글을 올린 경위까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상당수 자치사무에 대한 사전확인도 없이 감사를 진행하고 자료를 요구하는 위법한 감사를 하고 있다"며 "남양주도시공사에 대한 감사 권한이 없으면서도 자료를 요구하는 건 경기도 감사규칙 및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령을 무시한 명백한 불법·월권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이런 형태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찌 보복감사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며 "구시대 정권에서 인터넷 댓글을 사찰해 물의를 빚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대를 종식시키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과 함께 적폐를 척결하리라 믿었던 도지사가 그 적폐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남양주시노조는 법적 대응은 물론 연대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남양주시의 특별조사가 보복 차원이 아니라 부정부패 청산 차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부정부패 청산에는 여야 내편네편이 없다"며 "보도나 제보 등 부정부패 단서가 있으면 상급기관으로서 법에 따라 당연히 감사하고 법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느면 책임을 물어야지요"라고 썼다.

▲이재명 경기지사 트위터 캡처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갈등의 시작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4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전체 경기도민에게 지역화폐로 10만 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한 뒤 도내 31개 시·군에도 지역화폐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수원과 남양주시가 시간의 촉박성 등을 이유로 현금으로 지급했고, 경기도는 수원과 남양주시를 특별조정교부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남양주시가 반발해 지난 7월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조 시장은 "시비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현실에 맞게 현금으로 지급한 게 그렇게 잘못한 행정이냐"며 "도가 밝혔던 당초 내용과 달리 헌번재판소 심판청구사항 등에 대한 자료 요청과 직원들의 댓글에 대한 정치적 의도 조사는 독재 시대나 있었던 인권침해이자 위법한 감사"라고 말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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