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 저질렀다"…고개 숙인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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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 저질렀다"…고개 숙인 김종인

남궁소정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0-12-15 11:01:41
"통치권력 문제 발견·제어 못한 무거운 잘못"
"대통령 보필하라는 지지자 열망 보답 못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침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 여만에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사실상의 당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4·15 총선 참패후 국민의힘을 재건하기 위해 '외부수혈'된 인사일 뿐 정당법상 국민의힘 대표는 아니다. 김 위원장의 사과가 얼마나 국민의힘 내부의 공감을 이루고 '탄핵의 강'을 확실히 건너는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사과 전부터 당내에서 비판과 저항 기류가 형성된 터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지 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상태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공동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국민에게 위임받는다"라며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당은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그러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었다"라며 "대통령을 잘 보필하려는 지지자들의 열망에도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의 긴급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상태에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공동경영의 책임과 의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게 됩니다.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저희당은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그러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을 잘 보필하려는 지지자들의 열망에도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을 했었습니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받아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하였으며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하였습니다.

그러한 구태의연함에 국민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커다란 실망감에 대해서 고개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성숙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며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특정한 기업과 결탁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경영승계과정의 편의를 봐준 것들이 있습니다. 공직책임을 부여받지 못한 자가 국정에 개입해 법과 질서를 어지럽히고 무엄하게 권력을 농단한 것도 있었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은 져버렸습니다.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겠습니다.

쌓여온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쇄신을 통해 거듭나겠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헌정사의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일을 겪었습니다. 외국으로 쫓겨나거나 측근의 통탄에 맞거나 호송줄에 묶여 법정에 서거나 일가친척이 줄줄이 감옥에 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우리나라 어떤 대통령도 온전한 결말을 맺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어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런 모든 역사적 과정에 대해서도 오늘 이 기회를 빌어 반성하고 사죄하며 우리 정치의 근본적 혁신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제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여러분께서는 저희당에게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어주셨습니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반성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당정치의 양대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함께 무너진다는 각오로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으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민생과 경제에 대한 한층 진지한 고민을 하고 준비하겠습니다.

이 작은 사죄의 말씀이 국민여러분의 마음에 맺혀있는 오랜 응어리를 풀어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고개 숙입니다. 저희가 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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