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때릴수록 치솟던 윤석열 지지율이 시들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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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릴수록 치솟던 윤석열 지지율이 시들해진 까닭

장기현
기사승인 : 2021-01-27 14:44:10
추미애 퇴장·안철수 영향으로 尹 지지율 지속 하락
"하락세 멈추지 않을 것"…윤석열 '권력의지'가 변수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 변화가 심상찮다. 지난해 1월부터 줄곧 상승세를 보였고 차기 대권주자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지지율 하락이 거듭되고 있다. 여론이 본래 변화무쌍하고, 조사 오차가 존재하기에 큰 변화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상승곡선을 그리던 흐름에 변화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왜일까.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오전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2일 전국 유권자 1013명을 상대로 진행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 14.6%, 이재명 경기도지사 26.2%,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14.5%를 얻었다. 지난 12월 조사와 비교해 윤 총장 적합도는 0.4%p 떨어졌다.

윤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월 3주 차기 대통령 선호도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은 6%p 떨어진 10%에 그쳤다.

이외에도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의 호감도는 12월 조사보다 4.4%p 내린 23.8%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차기 대통령 선호도 [전국지표조사 제공]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관계에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이 때릴수록 윤 총장 인기가 높아진다'는 말까지 나왔고, 윤 총장 스스로 본인을 '식물 총장'이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하지만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후임에 박범계 의원이 지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6일 UPI뉴스에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추 장관이 퇴장하면서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며 "더이상 탄압받는 윤 총장의 이미지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뒤, 윤 총장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고 보고 있다.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윤 총장에 덧씌워진 '정권의 반대자' 이미지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특히 윤 총장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윤 총장 지지율의 특성은 반문재인 정서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반문 대표성을 띤다는 것"이라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았나. 문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할수록, 윤 총장 지지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 26일 UPI뉴스와 인터뷰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문재원 기자]

결정적으로는 최근 정치권 이슈가 '대형 이벤트'인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다른 주제로 옮겨간 것이 윤 총장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반문 키워드를 선점한 요인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번도 스스로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 없는 윤 총장이 아닌 안철수 대표 등에게 중도층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특히 안 대표는 결자해지 등의 언어로 '반문 대표'를 표방하고 나오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을 일부 가져오는 효과를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권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윤 총장을 지지한 이유는 야권에 마땅한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안 대표를 비롯해 서울시장에 재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 등도 대체재로 인식되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도 자연스럽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도 윤 총장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교수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주요 권력기관 개혁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면서 "특히 야당으로서는 공수처 출범을 막지 못했고, 어쩌면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윤 총장에 힘을 실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 화환이 놓여 있다. [문재원 기자]

다만 윤 총장 지지도의 변화는 야권 개편의 또 다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바로 '윤석열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윤 총장이 퇴임후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새롭게 반등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현상은 외부로부터 시작했지만, 결국 본인의 권력 의지에 따라 현실화시킬 수도 있다", "현시점에 윤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면 반문 대표성을 가지고, 지지율 반등은 물론 상승세가 이어갈 수 있다"라는 말이 적잖이 나온다. 결국 윤 총장의 '권력 의지'가 변수다. 올해 7월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의 결단을 지켜볼 일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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