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강준만의 직설] 영웅 욕보이는 민주당의 '배은망덕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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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직설] 영웅 욕보이는 민주당의 '배은망덕 내로남불'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2-19 10:11:53
공익제보로 성장한 집권 민주당
막상 집권하니 공익제보 탄압
앞선 영웅들 욕보이진 말아야
"나는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사례들을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 두고 말았다. 굳이 지적할 것도 없이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최근 출간한 책에서 한 말이다.

이 말 덕분에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비난도 많았기에 내 짐작을 보태자면 비난의 이유는 크게 보아 두 가지였다.

첫째, 문 정권의 내로남불이 그렇게까지 많은 건 아닌데, 과장했다. 둘째, 보수 세력이 좋아할 말을 했다. 첫 번째 이유 때문이라면 내가 '문 정권 내로남불 사례집'을 발표하면 해결될 일이지만, 두 번째 이유는 좀 난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로남불을 민주주의의 중대 위협 요인이자 국민성을 타락시키는 악덕으로 본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의 비난은 기꺼이 감수하면서 내로남불의 심각성에 대해선 계속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은 내로남불의 여러 유형 가운데 가장 악성(惡性)이라고 할 수 있는 '배은망덕형 내로남불'에 대해 말해보자. 이는 공익제보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서 잘 드러난다.

왜 배은망덕인가? 공익제보는 민주화에 큰 기여를 했다. 공익제보를 위해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온갖 불이익을 감수한 영웅들이 많다. 문 정권은 그 영웅들의 희생 덕분에 탄생한 정권이다. 실제로 문 정권 사람들은 과거에 그들의 희생에 감사했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랬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자 돌변해서 정권에 불리한 공익제보만 나오면 온갖 비난에 음모론까지 불사해대니 이게 웬일인가.

물론 공익제보엔 따져볼 게 많다.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다거나 불순한 동기로 하는 공익제보도 있을 게다. 그러나 민주화에 기여한 공익제보들도 처음엔 정권으로부터 그런 대접을 받았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공익제보에 대해 일단 선의 해석을 하면서 차분하게 살펴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어떻게 했던가? 세 가지 사례만 감상해보자.

2018년 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기재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의혹과 4조 원 적자 국채 발행 문제와 관련한 문제점을 폭로하자 여당 의원들은 즉각 총공세에 나섰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것"(홍익표), "스타 강사가 되기 위해 기재부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 메가스터디에 들어간 사람"(박범계), "막다른 골목에 이른 도박꾼의 베팅…불발탄을 양손에 든 사기꾼"(손혜원) 등 온갖 모욕을 마다하지 않았다.

2020년 9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에 대해선 이름까지 공개한 데다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 공범 세력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황희)는 망언까지 나왔다. 당직사병은 이 망언을 비롯한 여권의 집중공격에 "너무 많이 시달려 정신과 병원에라도 가봐야 할 지경"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2021년 1월 정부·여당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금 및 은폐' 의혹을 폭로한 공익 제보자를 수사 기밀 누설로 고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1992년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내 부정투표를 고발했던 영웅인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공익 신고 대상인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상습적으로 하는 적반하장식 레퍼토리"라며 "공익 신고자 보호를 100대 국정 과제로 내세웠던 현 정부가 어떻게 이렇게 나올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나 그게 바로 민주당의 민낯이다. 야당일 땐 27건의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공익신고를 정의와 개혁의 주요 수단으로 여겼던 민주당은 집권 후 '공익신고 탄압당'으로 변신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보를 하면 '의인'이고 불리한 제보를 하면 '도박꾼'이나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놀라운 변신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 비판할 힘도 없다. 차라리 읍소라도 하고 싶다. 그 어떤 내로남불을 저지르더라도 자신들의 오늘을 있게 만든 공익제보 영웅들을 욕보이는 배은망덕형 내로남불만큼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제발!

▲강준만 교수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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