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 구멍 뚫린 주담대 규제…"은행 간 정보공유 불통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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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멍 뚫린 주담대 규제…"은행 간 정보공유 불통 탓"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04-16 16:03:42
규제 어겨 대출 회수됐는데 타행에선 조회 안돼 '대출 가능' 30대 회사원 K 씨는 2019년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다. 본인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A 은행에서 6000만 원의 생활자금대출을 받았다. 이 때 추가 주택 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약정서를 썼다. 주택을 담보로 생활자금대출을 받을 경우 전액 상환할 때까지 추가 주택 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약정을 하도록 한 2018년 '9·13 대책'에 따른 것이었다. 

K 씨가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한 것은 단지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제에 어두웠던 K 씨는 별 생각 없이 약정서에 사인한 뒤 그 사실을 곧 잊어버렸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뉴시스] 


그런데 지난해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투자 욕심이 났다. K 씨는 마침 회사에서 받은 성과급을 활용, 전세를 끼고 주택 한 채를 더 매입했다. 전년도 A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다 갚기 전이었다. 

A 은행에서는 규제에 따라 즉시 K 씨에게 해당 대출을 회수한다는 통보를 했다.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K 씨는 일단 은행 신용대출과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해당 대출은 전액 갚았다. 

평소 K 씨와 알고 지내던 A 은행 대출 담당자는 이걸로 끝이 아니라 앞으로 3년 간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다는 정보도 전했다. K 씨가 투덜거리자 그는 "다른 은행에는 주택담보대출 제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것 같으니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K 씨는 반신반의하면서도 B 은행을 찾아 대출 상담을 했다. B 은행 직원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이야기는 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제한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규제에 걸리지 않느냐"는 K 씨의 질문에도 B 은행 직원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B 은행 전산에 K 씨의 주택담보대출 제한 정보가 뜨지 않은 것이다. 정부 당국의 대출규제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본래 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의 대출액, 담보 주택에 걸린 저당 등은 대출자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은행 등 금융기관의 전산에 다 뜬다. 은행 간 정보 공유가 되기 때문으로, 한 은행에서 한도까지 신용대출을 받은 뒤 다른 은행에서 또 신용대출을 신청하는 건 불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 제한 정보 역시 마찬가지로 자행은 물론 타행의 전산에도 떠야 한다. 이 규제는 증권사,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 등 모든 금융기관에 적용된다. 타행에서 정보가 검색되지 않으면, 규제의 의미가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제한 여부는 대출 상담 단계에서 전산에 다 떠서 초기에 걸러진다"며 "신용대출 한도, LTV, DTI, DSR 등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타행의 정보가 제대로 뜨지 않아 규제 대상자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상담 단계에서 전산에 떠야 하는 정보를 후일 대출 심사팀이 따로 확인하지는 않는 게 일반적이라 심사 단계에서 걸러내기도 어렵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 심사팀은 대출자의 신용등급, 연체 정보 등 상담 직원의 전산에서 검색되지 않는 정보들만 수집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 단계에서, 초기에 전산에 떠 걸러지는 정보들을 추가적으로 확인하진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 대출모집인은 "K 씨처럼 실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지 의외로 주택담보대출 제한 정보는 금융기관 간에 활발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K 씨와 비슷한 처지의 고객을 저축은행, 캐피탈 등에 소개해 무사히 주택담보대출을 받게 해준 적이 여러 번"이라고 귀띔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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