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당보다 내가 우선"…선당후사 잊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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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보다 내가 우선"…선당후사 잊은 민주당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06-21 10:20:55
'부동산 탈당' 권유 2주째 의석수 변동 무…4명 버티기
반이재명파, 추격 위해 당헌 무시하고 경선 연기 압박
추미애, 당 외연 확대 걸림돌 지적에도 마이웨이 출마
이광재 "많은 분들이 우려…나온다는 秋를 누가 막나"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21일 현재 174석이다. 국회 의사과 관계자는 이날 "아직까지 민주당이 제출한 탈당계는 없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출당 권유 조치를 내린 건 지난 8일. 2주일이 돼 가지만 의석수는 그대로다. 단 한 명도 아직 당을 나가지 않은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윤호중 원내대표 등과 함께 2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남악중앙공원 김대중광장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우상호·오영훈·김회재·김한정 의원은 여전히 '탈당 불가' 입장이다. 억울하다는 이유다. 당은 "설득 작업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들이 버틸수록 당 조치의 '약발'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탈당 대상 의원들도 당에 주는 부담을 잘 알지만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집권당 프리미엄'은 달콤하다. "당보다 내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엿보인다.

다만 12명 중 윤재갑 의원 등 6명은 당 지도부에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라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윤 의원을 거론하며 "눈물이 났다. 감동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해군 군수사령관 출신인 윤 의원 이력을 거론하며 "윤 의원이 선당후사로 당의 아픔을 이해하고 탈당계를 냈다"고 강조했다. 탈당 불가 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한 것이다. 

민주당은 윤미향·양이원영 두 비례대표 의원에 대해선 22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출당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 당규상 의원 제명을 위해선 의총에서 재적 의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둘의 의원직은 유지된다.

그런데 22일 의총은 '화약고'가 될 수 있다. 대선후보 경선 일정이 논의되기 때문이다. 반이재명파는 경선 연기 관철을 위해 전면전도 불사할 태세다. 비례대표 출당이 예정대로 의결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경선 연기 논란은 '주객전도', '적반하장'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헌은 정당 헌법이다. 당헌 88조엔 대선 경선 일정 조항이 명시돼 있다. "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하라"는 것이다.

여권 1강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헌대로 오는 9월 경선을 치르자고 한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후발주자들은 경선 연기를 외친다.

송 대표는 원칙을 지켜 경선 연기 불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초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경선 연기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 60여 명이 경선 연기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지도부에 전달했다. 연판장을 돌리는 집단행동으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당헌 88조엔 단서조항이 있기는 하다.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반이재명파는 '상당한 사유'로 코로나19나 야권 상황을 든다. 군색하고 비겁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은 한술 더 떠 '원칙파'를 되레 '당헌 위반'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세균 캠프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경선 일정을 그대로 확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완전히 당헌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은 "지도부가 독단적 결정을 내린다면 당헌·당규를 무시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이라고 했다. 2, 3위 주자측이 추격의 시간을 벌기 위해 당헌과 원칙을 지키려는 쪽을 공격하며 '떼'를 쓰는 형국이다.

송 대표는 결국 22일 의총을 열어 경선 일정과 관련한 당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전날 차기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 내부에선 "올 것이 왔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향후 선거전에서 강경 노선을 주도하며 친문·친(親)조국 지지자들을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17일 "나만큼 윤석열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제가 꿩 잡는 매"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이 강성 목소리를 높일수록 중도층과 2030세대에겐 반감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 부동산 세제 완화 등 중도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당의 대선 전략과도 상충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추 전 장관 출마로 검찰개혁과 조국 이슈가 부각되면 윤 전 총장 지지율만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재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와 전화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 등장으로 윤 전 총장이 반사이득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분명한 것은 윤 총장이 대선 후보까지 오는 과정에서 스스로 컸다기 보다는 우리 쪽에서 키워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걸 잘 생각하면서 대응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라는 말로 추 전 장관 출마에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추미애 장관이 출마하는 걸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러나 프레임이라고 반박한다. 그는 지난 17일 YTN 인터뷰에서 "언론이 '추미애가 나오면 윤석열을 키운다'는 프레임을 씌웠다"고 주장했다. 누가 뭐라해도 '내 식대로 하겠다'는 얘기다. 그게 '추미애 스타일'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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