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대통령은 슈퍼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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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대통령은 슈퍼맨이 아니다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7-03 17:17:18
설득의 힘 있어야 대권 행사 가능한 시대 주요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2022년 대선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 선거 때 한 달은 평소 때 10년과 맞먹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 앞으로도 수많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대통령 상은 어떤 걸까? 열린 마음을 가지고 소통에 나서지만 결정은 강단 있게 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게 전부일까? 마음 한구석에 또 다른 모습도 가지고 있다.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권위를 가지고, 힘으로 눌러서라도 일을 추진해 가는 인물이 그것이다. 이런 상반된 바람 때문에 가끔 혼란이 벌어진다.

소통과 토론을 중시했던 참여정부는 임기 내내 대통령답지 못하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과거 익숙했던 대통령상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반된 대통령 상을 가지고 있는 건 제왕적 권위에 집착했던 과거 대통령들의 행태가 사람들 뇌리 속에 남아 있어서다. 이렇게 뚜렷한 대통령상이 없다 보니 취임 초 높은 지지율이 임기 말에는 비난으로 바뀌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마음속의 슈퍼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군대, 경찰력 같은 물리력을 힘의 원천으로 생각하지만 그건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가 민주화될수록 물리력을 쓰는 게 쉽지 않고, 물리력 역시 정당하지 않은 일에는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진정한 힘은 물리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온다. 설득력과 직업적 평판 그리고 대중적 신망이 그것이다. 왜 이 일을 지금 해야 하는지, 그 일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역사는 어떻게 평가해줄지를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만 사람을 움직이고 대통령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들은 오래 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 1952년 선거에서 아이젠하워가 승리할 걸로 예상한 트루먼은 이렇게 말햇다. "아이젠하워가 이 자리에 앉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지.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지만 대통령 자리는 군사령관하고 달라. 이 자리가 심한 좌절감을 가져다 준다는 걸 곧 알게 될 거야."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명령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체험한 데서 얻은 교훈이었다.

설득을 할 수 있어야만 대중의 신망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절차적 공정성이 더해져야만 정책을 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신망을 얻지 못한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은 정책의 필요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제동이 걸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하나 하나를 이성적으로 따지지 않고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놓고 그냥 반대해 버리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뜻하는 영어 단어 '프레지던트'(President)는 회의를 주재한다는 '프리사이드'(preside)에서 나왔다. 그만큼 대통령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을 성사시키고, 이해 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존재라는 의미가 된다.

논어 안연편에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君君臣臣)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을 현대적 의미로 바꾸면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국민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해, 자기가 하려는 일을 응원해 주는 사람을 많이 만들라는 뜻이 될 것이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정말 좋은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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