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패했어도 선수 "후련해요" 국민 "잘 했어"…확 달라진 관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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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했어도 선수 "후련해요" 국민 "잘 했어"…확 달라진 관람법

김명일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1-08-04 15:52:23
올림픽 메달 못 따도 최선 다하는 선수들 당당함
"메달 못 따면 어때" 비인기 종목에도 격려 이어져
과거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고서도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몰려든 기자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사격 은메달을 획득한 후 환한 웃음과 함께 기뻐한 강초현(39)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 도쿄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2020 도쿄올림픽을 맞이해 선수도 지켜보는 국민도 메달지상주의를 벗어난 듯 보인다. 선수들은 도전을 즐기고, 국민은 최선을 다한 그들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을 국가간 경쟁보다 세계인의 축제로, 승부를 약육강식보다 화합의 장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에 메달은 못 땄어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품격 있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육상 높이뛰기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은 2m35㎝로 24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4위에 올랐다. 두 팔을 들어올려 관중의 박수를 유도하고, 흥미에 가득찬 스텝으로 가로대를 향해 질주하는 그의 모습은 모두에게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팬들은 열광했다. 일등병인 그가 거수경례를 하는 그의 모습은 주한미국대사관이 '감동적인 순간들'에 선정하는 등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3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그는 "편안하고 홀가분하다"며 "없었던 자신감이 생겼고, 다음 올림픽에는 금메달을 노릴 것"이라 말했다. 아쉬운 표정보다는 당당하고 의연했다. 

▲ 우상혁이 지난 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경기를 마친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황선우(18·서울체고)는 지난달 27일 도쿄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26으로 7위에 올랐다. 그는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는 47초56으로 아시아신기록과 함께 조3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했다. 아시아인의 100m 결선 진출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의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이었다. 황선우는 47초82로 100m 최종 5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경기와 경쟁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행복하게 수영했고, 첫 올림픽을 좋은 성적으로 마쳐 후련하다"고 말했다. 또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에 대해 좋은 이야기도 해줬다"며 "나란히 경쟁한 것으로 만족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승패보다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즐기는 신세대의 모습을 보는 이들도 듬직함을 느낄 수 있었다.  
▲ 하지민이 지난달 29일 가나가와현 에노시마 요트하버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요트 1인 딩기요트 레이저급 레이스에서 역주하고 있다. [대한요트협회 제공]

요트 1인딩기 레이저급에 출전한 하지민(32·해운대구청)은 10차 레이스에서 총점 124점을 획득했다. 메달 레이스에 오른 그는 1일 가나가와현 에노시마 요트하버에서 열린 경주에서 5위를 기록, 최종 순위 7위에 올랐다. 5년 전 리우올림픽 13위에 위치하며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주목받지 못하는 비인기 종목에서 착실히 전진해온 그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우하람(23·국민체육공단)은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4위에 올라 한국 다이빙 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오는 6일 출전할 10m 플랫폼 예선을 통과하면 7일 준결승과 결승이 기다리고 있어, 메달 기대감은 진행 중이다.

여자역도에서는 87㎏급 이선미(21·강원도청)가 2일 합계 277㎏을 들어 4위에 올랐다. 76㎏급 김수현(26·인천시청)은 용상 1·2차시기서 실격한 여파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기계체조 마루운동에 출전한 류성현(19·한국체대)도  4위에 올라 아쉬움을 남겼다.

김수현은 과거를 털고 미래를 보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첫 올림픽일 뿐, 앞으로 10년은 더 할 것이고 두 번째 세 번째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 럭비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이외에 럭비대표팀은 뉴질랜드·일본 등에 5전 전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올림픽 첫 출전에서 세계적인 강호들에 주눅들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투지가 죽지 않은 '노메달' 선수들은 "목표는 파리"라며 젊음다운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팬 역시 "열심히 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난보다 격려를, 손가락질보다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모두가 경기를 즐기며 기쁨으로 승화하는 태도에 한층 가까이 섰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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