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막가는 이준석·윤석열 갈등…진짜 원인은 신뢰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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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이준석·윤석열 갈등…진짜 원인은 신뢰의 부재?

조채원
기사승인 : 2021-08-12 13:35:34
윤 캠프 측 '탄핵' 언급하며 갈등 최고조
기싸움 배경에 상호 신뢰 부재라는 지적
당내에서도 우려 높아…확전 저지 양상
국민의힘 대선 경선판이 희한하게 돌아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1등 주자와 당 대표가 대결하는 양상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일찍이 본 적 없는 광경이다. '당 행사 패싱'으로 시작된 갈등은 '대표 탄핵론'으로 이어지며 격화하는 흐름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난달 25일 서울 광진구 한 음식점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표면적으로는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다. 이 대표로서는 경선 관리자로서 흥행이 중요하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국민적 관심을 높이자는 경선준비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윤 전 총장을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로 쓰려 한다고 의심한다.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토론회 등 실전에 일찍 투입될수록 리스크가 커진다. 특히 압도적 1위 윤 전 총장은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윤 전 총장 측이 경선준비위원회 소관이 아니라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들먹이며 오는 18일, 25일 열릴 토론회에 날을 세운 배경이다.

윤 전 총장이 마뜩잖긴 이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열풍' 배경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인 만큼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위해 합리적 보수·진보와 중도를 아우르는 대선 후보를 세우는 것이 절실하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서 중도확장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보수 일색'이다. 겨우 건넌 '탄핵의 강'으로 뒷걸음질치질 않나, 실언을 연발한다. 중도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고 탄력받던 정권교체론까지 시들해지는 판국이다.

이 대표가 "현재 구도로는 민주당에 5%p로 지는 대선"이라고 경고한 것은 윤 전 총장의 중도확장성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3~5일 전국 1001명 대상 실시) 정권교체론과 정권연장론 응답 비율은 각각 47%와 39%로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4·7 재보궐 선거 전후로 10%p 이상 벌어졌던 격차가 올해 1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주도권 싸움만은 아니다. 양측의 '막가는 기싸움'엔 보다 근본적인 게 있을 수 있다. 신뢰의 부재다. 서로 '정권 교체'라는 공통의 목표를 함께 이룰 수 있는 파트너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한 지역 신문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지구를 떠야지"라고도 했다. 불신을 선명히 드러낸, 뼈있는 농담이다.

격화하는 선두주자와 당 대표의 갈등에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정권교체의 비전보다 당 내홍이 부각되면 대선 승리는 멀어진다. 겉으로는 일단 봉합 분위기다. 연일 이 대표를 비판하며 논란을 키우던 윤 전 총장 캠프가 먼저 진화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은 '탄핵 발언'을 먼저 주워담은 데 이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풀이되어 당과 당 대표께 부담을 드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신 실장은 12일 대변인실을 통해 "대통령이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권한행사를 하지 않으면 탄핵될 수 있다는 발언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를 이야기한 것이다. 이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이 전날 이 대표와의 갈등설을 전면 부인한 만큼 서둘러 봉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코로나19 대책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캠프 구성원 모든 분들에게 당의 화합과 단결에 화가 될 언동은 절대 하지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측이) 탄핵 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대선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 했는데 알겠다"고 받아쳤다.

당내 일부 인사들은 이 대표의 자중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당 대표의 역할은 영화에서의 조연배우"라며 "국민들의 정권교체의 열망이 여전히 큼에도 우리 당의 대선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표는 불필요한 말과 글을 줄이고 공정한 대선준비 및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후보들은 후보들 대로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 더 뛰고 더 준비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제1야당 대표로서 보수야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야권이 어떻게 대권을 장악할 수 있는지 전략을 세우고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잡음 없이 가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감정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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