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포스코, 尹과 친한 검사장 출신 고문으로 영입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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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尹과 친한 검사장 출신 고문으로 영입한 이유는

탐사보도부
기사승인 : 2022-05-23 09:08:41
'尹 멘토' 정상명 전 총장 후배 김강욱 전 대전고검장 위촉
사내 일각 "최정우 회장 임기 완주 위해 검찰 인맥 동원"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서 "포스코, 더 이상 국민기업 아냐"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5월2일자로 김강욱 전 대전고검장을 법무 및 대외협력 담당 고문(사장급)에 위촉했다. 대구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전 고검장은 사시 29회, 사법연수원 19기로 1990년 부산 동부지청 검사로 검찰 생활을 시작,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1부장, 법무부 대변인, 의정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포스코그룹 내부에선 김 전 고검장 위촉을 매우 이례적으로 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권 핵심과 가까운 검찰 인맥을 쌓는 차원에서 김 전 고검장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한 포스코 내부 관계자는 "법무와 대외협력을 총괄하는 자리에 검찰 고위직 출신을 사장급 고문으로 영입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 지난 4월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그간 정부 입김이 강했던 포스코는 이번 김 전 고검장 위촉과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시, 연수원 동기인 김영종 변호사(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연수원 23기)를 포스코홀딩스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청탁전화 하지 않으셨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 2017년 10월26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강욱 고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포스코 주변에선 이번 김 전 고검장 영입을 최고위직 인사권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본다. 포스코그룹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전직 임원은 "김 부사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이라면, 김 고문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핵심으로 자리 잡은 친이(親李·이명박 대통령 측근)계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말했다. 김 전 고검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청와대 민정2비서관으로 일했다.

김 전 고검장은 사시·연수원 기수는 윤 대통령보다 4년 빠르다.

두 사람은 2007년 11월 삼성 비자금 의혹 특별수사·감찰본부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당시 김 전 고검장이 팀장이었다.

또 김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고교(경북고) 후배다. 정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요직인 대검 중수2과장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검찰 내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는 이가 정 전 총장이다. 이런 이유로 정 전 총장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결혼식 주례까지 섰다.
 
포항 시민단체 "文 정부 임명 PK출신 최 회장이 비판 자격 있나"

포스코그룹 주변에선 두 검찰 출신 변호사 영입에 최정우 회장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한 포스코 임원은 "포스코가 더 이상 외풍(정치권 인사 개입)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내부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회장이 '연임 성공 후 중도 퇴진'하는 흑역사가 반복돼 왔다. 현 최 회장도 지난해 3월 열린 주총에서 임기 3년의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2일 포스코홀딩스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내용의 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포스코를 포스코홀딩스(지주사)와 포스코(사업회사)로 물적 분할해 지주사 아래 주요 계열사가 포진토록 한 것이다

일각에선 임기 완료를 놓고 최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4월6일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란 제목으로 이메일을 1만7400여 전직원에게 보냈다. "포스코는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이 이메일에서 회사는 "포스코그룹이 국민기업이라는 주장은 현실과 맞지 않으며 미래발전을 위해서도 극복되어야 할 프레임"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포스코그룹 한 직원은 "'포스코는 2000년 10월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하고 있던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 '민영화 된 20년이 지났는데도 (정치권이) 과도한 책임을 요구한다'는 내용은 사실상 최 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 최정우 한-호 경협위 위원장(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8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42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또다시 흑역사가 재연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 주변에선 벌써부터 전·현직 임원들이 차기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전직 중에서는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대표, 조청명 전 포스코플랜텍 대표, 황은연 전 포스코 사장이, 현직 중에서는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 등이 물망에 오른다.

포항시민단체인 시민공익연대 이호준 사무국장은 "부산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회장에 오른 최정우 회장이 이제 와서 정치권 개입 반대를 외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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