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못믿을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싫어요' 눌렀는데 계속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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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싫어요' 눌렀는데 계속 추천

김해욱
기사승인 : 2022-09-27 15:41:28
'모질라', 유튜브 이용자 동영상 추천 데이터 분석보고서 발표
알고리즘에 보기 싫은 영상 알려줘도 비슷한 영상 다시 추천
유튜브 "원하는 주제만 보여주면 편향성 생길 수 있어 취한 조치"
"분명히 '싫어요'를 눌렀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다시 비슷한 동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나와요. 유튜브 알고리즘, 제대로 작동하는 거 맞나요?"

30대 윤 모 씨는 유치원생 아이를 키우는 주부다. 그는 패드를 통해 유튜브를 시청하는 아이를 걱정해 선정적인 영상들에 '싫어요', '채널 추천 안함' 버튼을 누르곤 한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었다. 

유튜브는 각개 이용자 관심사에 맞춰 특정 주제 동영상을 추천해주거나 이용자가 보고 싶지 않은 주제의 동영상은 추천 알고리즘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윤 씨 사례처럼 '싫어요'나 '관심 없음' 등을 눌러도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유튜브 알고리즘 이미지. [모질라 보고서 캡처]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 개발사 '모질라'가 유튜브 이용자의 동영상 추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싫어요·관심 없음·채널 추천 안함·시청 기록에서 삭제' 등의 기능이 유사한 콘텐츠가 추천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만2722명의 참가자와 5억 개가 넘는 동영상을 분석한 모질라의 보고서를 보면, 이러한 추천 방지 버튼들을 눌러도 절반도 안 되는 비율로 필터링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용자가 '관심 없음'을 표시한 것과 비슷한 영상들이 꾸준히 추천 영상으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프로그래머 김 모 씨는 유튜브에서 우연히 공포 영상을 본 뒤, 공포 관련 영상들은 볼 때마다 '싫어요'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유튜브는 빈도가 약간 줄어들었을 뿐, 지속적으로 다른 채널의 공포 영상을 추천했다고 한다. 김 씨는 "공포영상은 썸네일만 봐도 잘 때 생각나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생각보다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질라 보고서에 따르면 동영상 추천이 방지된 비율을 살펴보면 '관심 없음'은 11%, '싫어요'는 12%, '시청 기록에서 삭제'는 29%, '채널 추천 안함'이 43%로 집계됐다. 김 씨가 꾸준히 '싫어요' 버튼을 눌렀음에도 관련 영상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채널 추천 안함' 버튼을 클릭하자 비슷한 채널을 기존보다 더 자주 추천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외식 사업을 운영하는 40대 고 모 씨는 정치 유튜브 채널은 보이는 즉시 '싫어요'를 누를 정도로 혐오한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부터 정치라면 신물이 나고 특히 정치 유튜버들의 말은 듣는 것도 싫어한다"며 "'싫어요'를 계속 눌렀는데, 오히려 관련 영상이 더 자주 추천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제시 맥크로스키 모질라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유튜브는 이용자가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혀도 빈도를 조금 줄여줄 뿐 계속 추천한다"며 "이용자들이 실제로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유의미하게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튜브 측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는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관계자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원하지 않는 주제와 관련된 영상을 모두 걸러내게 된다면, 이용자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향된 시각을 갖게 될 위험이 있다"며 "이를 고려해 알고리즘이 원하지 않는 주제의 동영상 역시 일부 추천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튜브 측의 해명에도 이용자들은 알고리즘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편향된 시각을 가지는 것에 대한 위험성은 성인 이용자들이 알아서 대처해야 할 문제"라며 "유튜브는 이에 대해 경고는 하더라도, 본인들이 제공하기로 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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