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중국 공산당 '체면 지키기'가 부른 '코로나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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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중국 공산당 '체면 지키기'가 부른 '코로나 봉쇄'

UPI뉴스
기사승인 : 2022-12-02 09:31:03
중국, '무오류' 공산당의 체면 지키려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코로나보다 경기 둔화가 더 위협적…올 성장률 3% 밑돌 수도
中 정부, 내년 3월 양회 기점으로 코로나 정책 대전환 가능성
1930년대에  '민생단 사건'이 있었다. 간도 지역의 수많은 조선인 항일운동가를 일본 첩자라는 누명을 씌워 체포·살해한 사건인데, '아리랑'이란 책으로 유명한 김산도 이때 사망했다. 

민생단 사건은 '공산당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에 발생했다. 무오류인 당이 지도하므로 일본과 전투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자, 당은 오류가 없는데 중간에 첩자가 끼어들어 당의 무오류를 훼손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잘못된 믿음이 만든 참극이었다. 민생단 사건 말고도 공산당의 무오류 신념 때문에 발생한 일이 더 있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 그랬다. 불행하게도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와중에 수천만 명의 중국인이 사망했다.

중국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넘었다. 4월에 확진자가 2만7000명일 때에 상하이를 봉쇄해 2분기 성장률을 0.4%까지 끌어내렸는데 지금은 4월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11월 말 현재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1%에 해당하는 지역이 봉쇄돼 있는 상태다. 불과 열흘 전 해당 수치가 15%였음을 감안하면 대단히 빠른 증가여서 그만큼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궁금한 게 하나 생긴다. 하루 최대 62만 명의 확진자를 경험했던 우리나라나 20만 명 이상이 일상적이었던 선진국 입장에서 보면 3만 명은 극히 미미한 숫자다. 코로나가 발생하고 2년반이 지났으니까 질병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됐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질병에 대해 잘 모르고, 상황도 유동적이어서 코로나의 뿌리를 뽑는 정책을 폈지만, 지금은 코로나 확산이 생활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게 증명됐는데 왜 중국이 '제로 코로나'라는 경직적인 정책을 고수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체면 때문이다. 오류를 범하지 않는 공산당이 코로나 확진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는 쪽으로 목표를 정했는데, 이를 달성하지 못한 채 떠밀리듯이 방향을 수정할 경우 면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마 그럴까 생각하겠지만 공산당의 무오류 때문에 발생했던 여러 일들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이 그렇더라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마냥 고수할 수는 없다. 2년 넘는 경험을 통해 코로나가 한번 발생하면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물론 사회 통제가 강한 나라여서 발생한 환자 수를 축소하는 등 숫자를 손볼 수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는 코로나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는데, 시장에서는 양회가 열리는 내년 3월을 적정 시점으로 보고 있다. 양회가 끝나면 당분간 큰 정치적 이벤트가 없고, 경기도 좋지 않아 부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경제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3분기에 일시 회복했던 성장이 4분기에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데, 4분기 성장률이 2.5%에 미달할 경우 올해 전체 성장률이 3%를 밑돌게 된다. 근래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코로나도 힘들지만 경기 둔화와 봉쇄는 더 견디기 힘들다. 중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 사태가 이를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않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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