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다주택자 세금 깎아준다고 집값 하락이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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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다주택자 세금 깎아준다고 집값 하락이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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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2-12-23 07:54:36
다주택자 세금·대출규제 완화 등 부동산 부양 나선 정부
보여주기식일 뿐 진짜 가격안정이 목적이라면 실패할 것
눈은 그친 뒤 쓸어야… 눈 올때 쓸면 효과없이 몸만 피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과 대출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임대등록을 허용하고, 규제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30%로 높였다.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자 다주택자를 이용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는 것이다. 

이번 조치의 목적이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보여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고 진짜 가격 안정이 목적이라면 의미 있는 선택이 아니다. 가격의 방향이 정해진 후에 이를 거스르는 정책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정부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러야 하게 됐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 시장의 요구를 피하기 힘들다. 가격 하락이 멈추거나 상승으로 돌아설 때까지 끊임없이 부양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쓸 수 있는 정책이 많지 않은 반면, 시장의 요구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도 비슷한 상황에 빠졌었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에 끌려들어간 후 '무능'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정권을 넘겨줬다. 이명박 정부는 반대로 집값 하락을 막겠다고 나섰다가 18번 부양책 실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정책 내용도 힘이 실릴 정도가 아니다. 이번 조치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살 때 지불하는 취득세를 절반으로 깎아주는 걸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세금 좀 깎아준다고 집을 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세금 혜택 몇 푼 보려다 집값 하락으로 수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를 동원해 가격 하락을 막는다는 발상도 문제다. 주택 매수가 시작될 때 가장 먼저 움직이는 쪽은 다주택자였다. 1주택자는 거주하면서 치러야 하는 비용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늦은 반면, 다주택자는 집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므로 가격이 낮아지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어 온다. 이들을 동원하는 건 가수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걸로 봐야 하는데, 1년전에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겪었던 나라에 맞는 정책인지 의문이 든다. 

지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건 가격이 높아서다. 높은 가격 때문에 가격이 하락한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고민할 정도로 가격이 내려오면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이런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무시하고 정책으로 가격을 막겠다고 나서는 건 성공하기 힘든 어리석은 선택이다.

'눈 그친 후에 눈 쓸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정책은 내용 이상으로 시행 시점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효과를 보지 못한다.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 전에 지금이 눈이 내리고 있는 때인지, 눈이 그친 때인지부터 구분했으면 좋겠다. 

그걸 생각하지 않으면 눈 올 때 눈을 쓸겠다고 나서면 몸만 피곤하지 효과를 보지 못한다.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눈이 오고 있는 때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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