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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강림한 '재계 저승사자'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6-04 14:03:19
GS건설 등 대형건설사에 '조사4국' 특별세무조사 진행 중
'조사4국'은 정보력, 조사 능력 막강한 국세청 핵심조직
개별 기업의 탈세 이외에 노조 문제까지 들여다볼지도
GS건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2019년 정기 세무조사 이후 4년 만에 받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곳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라는 점에서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4국, 특별세무조사 전담하는 '재계 저승사자'

조사4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조직은 서울지방국세청에만 있다. 그래서 통상 서울지방국세청은 생략하고 조사4국이라고 부른다. 조사4국은 '국세청의 중수부' 또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직이다. 

일반적인 세무조사는 조사 개시 2주 전에 사전 통지하고 시작하는 데 비해서 조사4국이 담당하는 특별세무조사는 불시에 들이닥쳐 조사를 시작한다. 한 번 조사를 시작하면 그야말로 '탈탈 터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사4국의 세무조사 대상이 되는 기업은 내부 정보 등을 통해 탈세 혐의가 포착된 기업이다. 즉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는 기업이 무언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정보를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사관들은 주요 장부의 위치나 캐비닛의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사전에 정보를 확실히 수집해서 조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숨기거나 거짓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적 물의 기업이나 정치적 이유로 '조사4국' 조사 대상 돼

'국세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 관한 법률을 보면 국세청장이나 지방국세청장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문구대로 해석하면 탈세 정보가 있거나 금융사고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등에 대해 즉각적으로 세무조사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세청장이나 지방국세청장이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 대상을 지목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많다.

실제로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에서 급성장했거나 특혜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에 대해 무더기로 조사4국의 세무조사가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전두환 정권의 국제그룹, 김대중 정부 시절 동아건설과 신동아 그룹, 그리고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면 어느 기업이 눈 밖에 난 기업이고, 어떤 기업이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게 보통이다.

조사4국은 국세청의 비밀스러운 핵심조직

정치적으로나 국세청 조직으로 봐서나 윗선에서 관심 있는 기업에 대한 소위 '특명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만큼 조사4국의 정보력이나 조사 능력은 다른 부서를 압도한다. 검찰이나 경찰, 국정원과 같은 정보기관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정보를 수집한다. 또 서울지방국세청 소속이지만 교차조사 형식으로 전국의 어느 기업에도 칼날을 들이댈 수 있어서 영향력도 막강하다. 

그럼에도 조사4국은 사무실 앞에 부서 명패가 없을 만큼 비밀스러운 조직이었다. 다만 그동안 굵직한 세무조사에서 '조사4국'이라는 이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제는 조사4국 하면 '특별세무조사'를 떠올릴 만큼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다. 

▲ 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본사. [뉴시스]

'특별세무조사', 개별 기업 일탈 넘어 노조와의 문제까지 챙길 수도 

GS건설에 대해 특별세무조사가 시작된 것은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의 주차장 붕괴사고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조사4국의 건설업체 특별세무조사는 꼬리를 문다. 광주 아이파크 공사장 붕괴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은데 이어 현재 GS건설 말고도 중흥건설이 인수한 대우건설도 조사를 받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특별세무조사가 개별 건설업체에 대한 것에 한정하지 않고 건설업계 전반의 부조리한 자금 흐름, 특히 노동조합과의 자금 흐름까지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요 건설사 사장단을 불러 건설사들이 노조와 뒤에서 타협해 돈을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건설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또는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노조는 기업의 이러한 약점을 잡아서 뒷돈을 챙기거나 강경한 요구를 관철시켰다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면 모든 증거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번 GS건설 등에 대한 특별세무조사가 '특별'해 보이는 이유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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