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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와 서양화의 절묘한 조화…허회태의 '이모스컬프쳐'

제이슨 임 문화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3-06-16 00:08:57
꼬마는 한 손에 움켜쥐기도 힘든 큰 붓을 쥐고 한지와 씨름을 한다. 매섭게 바라보는 백부의 눈빛에도 꼬마는 기죽지 않고 또박또박 글자를 써 내려간다. 꼬마 허회태는 이런 붓놀이가 평생 운명의 단초가 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서예가이자 '현대조형미술작가' 혹은 '이모그래픽'의 창시자 불리는 작가 허회태는 애초 서예가로 이름을 날렸다. 엄마 품에서 응석이나 부릴 어린 시절부터 백부 아래서 고전과 서예를 배워 통달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 '이모그래피' 창시자 작가 허회태 [Sims Green, SayArt]

중학생 때부턴 아예 명필로 인근에 소문이 자자했다. 농익은 서예실력은 출전하는 전국 규모의 서예대회마다 그에겐 '따 놓은 당상'이었다. 아예 고2 때는 개인전까지 열어 출품작 25점도 모두 팔려나가는 신기를 발휘했다. 어린 나이에 일찍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20세기 천재 화가 피카소보다 2년이나 빠른 시기다.

그는 이렇게 시작한 서예가의 길을 30대 중반까지 쉼 없이 이어갔다. 특히 그는 한시 임서(臨書·옛 비문이나 명첩 글씨본을 보면서 글씨를 씀)에 능했다. 글자 수가 적은 한나라 비문이나 명첩을 '예서(隷書·서예문체 중 하나)'로 다시 쓰며 자신의 글을 채워 넣었다. 단순한 필사가 아닌 창작의 경지였다. 그는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서예가로 정점에 섰다.

▲ 허회태 작가가 쓴 화엄사 현판 '리천당'. [작가 제공]

하지만 그의 예술혼은 멈추지 않았다.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전통서예와 서양화의 절묘한 조합에 몰두했다. 나중에 그는 새로운 회화기법인 '이모그래피(EmoGraphy·감성회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모그래피는 감정을 뜻하는 이모션(Emotion)과 회화를 뜻하는 그래피(Graphy)의 합성어이다. 전통서예를 현대미술의 회화적 관점으로 해석, 새롭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사물을 본떠 관념을 나타낸 문자, 그것이 바로 '이모그래피'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단순한 예술적 유희가 아니라 '감성의 흔적'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또 관련 기법을 논문에 담아 아예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했다.

▲ 허회태 작가가 지난 14일 UPI뉴스 인터뷰 중 자신의 도록에 이모그래피로 글을 쓰고 있다. [Sims Green, SayArt]

파급력은 가히 놀라웠다. 미국(5개 갤러리 초대 순회전 7개월), 독일, 스웨덴(스웨덴국립박물관 초대개인전)에서 그를 찾았다. 그가 던진 새로운 기법이 시쳇말로 해외에서 먹힌 것이다. 그는 "서예의 먹은 보물 창고다. 나는 3000년 서예사에서 다른 무언가를 꺼내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애꿎은 돌부리에 차여 자존심에 상처받았다. 우연히 찾은 미국의 한 유명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와의 대화에서 상처를 입은 것이다. "먹은 중국의 아류"라며 평가절하당한 것이다. 서양인의 현대적 먹 사용은 새로운 조류로, 동양인의 먹 사용은 아류로 취급하는 차별이었지만 당시엔 화도 나고 자존심도 상했다. 하지만 그는 불현듯 '한 계단 더 올라야 한다'는 심연의 욕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해답은 서예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모스컬프쳐(EmoSculpture 감성조각)'였다. 기존의 '이모그래피가'가 평면이라면 이모스컬프쳐는 입체로의 확장이다. 그는 이 기법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당시 각광 받던 자신의 '이모그래픽' 전시에 이모스컬프쳐 작품을 섞어 내놓았다. 먹과 서양회화가 부린 입체적 부조는 '이모그래피'와 또 다른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CNN 채널 '그레이트 빅 스토리(Great Big Story)', ABC와 폭스(fox) 방송 등 해외에서 주목하며 국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최근 이런 이모스컬프쳐를 대변할 만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은 '내가 찾은 꽃길' 展이다. 출품작 가운데 '내가 찾은 꽃길l'은 심장 모양을 본뜬 '심(心)'자와 태극문양을 상징하는 '반달형태'의 모양을 융합, 추상성을 부여했다. 300호에 달하는 대작은 한순간 관객의 시선을 낚아챈다. 극도로 단순화된 형상과 색이 기호를 넘어 시각적 쾌락을 주는 '내가 찾은 꽃길ll', 유려한 자유 곡선으로 집합과 확산을 극대화한 '내가 찾은 꽃길 llL', 먹향을 품은 3만여 개의 조각이 서로를 의지한 '내가 찾은 꽃길4' 등 작가가 2년여에 걸쳐 작업한 30여 점이 서로 다른 빛을 내고 있다.

▲ 관객들이 지난 14일 '내가 찾은 꽃길' 展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Sims Green, SayArt]

허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하루에 4시간만 자며 강행군을 이어왔다. 지루하고 긴 창작에 지칠 법도 하지만 그는 시시각각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창작욕에 미쳐 살았다. 그는 "작업하는 시간 내내 힘이 솟구쳤다. 나는 평생은 그저 작품 활동한 게 전부다. 그나마 틈이 나면 책을 읽는다. 그마저 작품활동에 도움이 될까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작업 방식도 독특하다. 그는 철학적 메시지를 직접 한지에 붓으로 쓴 후, 그것을 다시 캔버스 위에 입체와 평면으로 구성하는 치열하고 세심한 공정을 이어간다.

▲ 허회태 작가가 구현한 '이모스컬프쳐' 작품 [Sims Green, SayArt]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조각 하나하나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은 서로가 서로에 기대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세상을 이룬다. 우주의 모든 사물이 홀로 존재하거나 홀로 생성될 수 없다. 각각이 서로의 원인과 결과로 존재하며, 뜻과 모양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와 대립하지 않고 융합해 조화를 이룬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관객이 우주 속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귀함, 삶의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길 바란다." 그의 이런 사유는 불교의 '연기론'과 닮아있다. 3만 개에 달하는 부조는 마치 작은 조약돌이 모여 탑을 이루는 것처럼 서로 이어지고 지탱하며 원인이고 결과였다.

▲ 허회태, 내가찾은 꽃길6, 92x90cm 한지 및 혼합재료. [레이빌리지]

그의 작품은 꽤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웬만한 작가가 100호 정도 크기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길게 잡아 한두 달 정도 필요하지만 그는 꼬박 일 년을 매달린다. 보는 이들이 "작업이 아니라 고행이고 수행"이라며 혀를 차는 이유다.

이번 개인전은 '위대한 생명의 탄생'을 시작으로 '생명의 꽃'과 '심장의 울림', '헤아림의 꽃길', '내가 찾은 꽃길'에 이어 일곱 번째 열리는 그의 '생명' 관련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레이빌리지'가 기획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19일까지 이어진다.

KPI뉴스 / 제이슨 임 아트전문기자 jasonyi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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