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6000억 K-푸드 '불닭' 수출용 생산기지 삼양식품 밀양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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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K-푸드 '불닭' 수출용 생산기지 삼양식품 밀양공장

김지우
기사승인 : 2023-06-22 09:12:55
2016년 이후 해외 '불닭브랜드' 수요 급증
해외현지 공장 대신 국내에 신규 생산기지 마련
연간 최대 6.7억 개 생산 가능…올해 4.6억 개 목표
입주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경상남도 밀양시 나노국가산업단지에 주황색 간판을 단 공장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이다.

▲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 [김지우 기자]

지난 21일 방문한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는 라면들이 끊임없이 라인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포장지에는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가 써 있었다.

작년 5월 설립된 밀양공장은 수출용 라면제품을 연 6억7200개 생산한다. 1분당 800식(봉지)을 생산하는 것이다.

삼양식품은 2016년 말부터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생산 기지가 필요했다. 당시 가동 중이던 원주와 익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12억 개 수준이었다. 수출용 제품 대부분이 원주공장에서 생산됐지만, 해외수요 증가세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 포장된 불닭브랜드 라면제품들이 라인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삼양식품의 해외사업매출은 2016년 930억 원에서 2017~2018년 2000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 작년 해외매출은 총 605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국내 매출보다 많아졌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2018년 42.6%였지만, 2019년 50.2%로 과반을 넘겼고 꾸준히 성장해 작년엔 66.6%를 기록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100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러한 성장에는 불닭브랜드가 큰 몫을 했다. 삼양식품의 캐시카우인 불닭브랜드의 해외매출은 작년 기준 4800억 원, 판매량으로 치면 7만4000개에 달한다. 국내(1300억 원)매출의 3배 수준이다. 국내 불닭브랜드의 매출이 2018년부터 1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면, 같은 기간 해외에서는 2018년 1730억 원에서 2020년 3100억 원으로 뛰었다.

이날 공장에서 만난 박인수 삼양식품 밀양공장장은 불닭볶음면의 성장세가 체감된 점에 대해 "간장 납품량으로 성장세를 느꼈다"고 했다. 25년째 삼양식품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 공장장은 1996년에 입사해 간장, 고추장 등을 만드는 장류팀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 박인수 삼양식품 밀양공장장. [김지우 기자]

박 공장장은 "간장은 불닭볶음면 스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삼양식품은 간장을 직접 만드는데, 입사 당시에만 해도 장류팀이 적자 부서였다. 불닭볶음면을 처음 시작할 때는 (간장을) 일주일에 6톤짜리를 몇 개 보내는 수준이었는데, 2016년 이후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면서 점점 필요한 양이 늘어났다. 한 달에 10톤 내외에서 현재는 원주공장에서 쓰는 것만 해도 300톤이 넘고, 밀양공장에서는 250톤가량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 소스에 들어가는 원재료 배합은 다르다. 중국, 미국 등 국가마다 재료에 대한 규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 공장장은 "같은 품명이지만 오리지널 원료들이 다르다. 할랄용 소스와 일반용 소스의 차이가 조금씩 있다. 그러나 스코빌지수(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매움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는 최대한 동일하게 맞춘다"고 말했다.

밀양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 중 중국 물량은 80%로 가장 많다. 미국, 동남아, EU 수출 물량이 20%가량이다. 밀양공장은 29개 품목을 취급, 소품종 다량생산하고 있다.

▲ 밀양공장에 라면들이 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 [김지우 기자]


해외 현지 생산 대신 '메이드 인 코리아' 지켰다

삼양식품은 왜 해외 현지 공장이 아닌 국내 밀양에 새 공장을 지었을까. 운송료 절감을 위해서는 현지에 생산기지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삼양식품 측은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제안 받는 등 해외와 국내를 두고 고민했지만,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불닭이 지닌 K-푸드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경상남도 밀양에 신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원주공장에서 해외수출 제품들을 생산했지만, 밀양공장으로 수출전진기지를 옮긴 후 내륙운송료가 약 63% 절감됐다. 밀양공장에서 부산으로 운송하는 비용은 기존 원주공장에서 운송하는 비용보다 회당 65만 원(올해 기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밀양공장 설립에는 총 2400여억 원이 들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해외사업본부가 매년 수출액을 갱신하는 상황에서 2019년 당시 계획한 1700억 원의 투자 계획으로는 수출 물량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추가적으로 생산라인 증대 등을 고려한 건축연면적 확대 및 최신 물류설비 구축, 각종 유틸리티 추가에 따라 투자금액을 증액했다.

▲ 팔레타이징 로봇이 수출용 라면제품이 담긴 포장박스를 적재하고 있다. 수출용은 8개씩 9단을 쌓아 적재에 드는 시간과 인력을 절감했다. [김지우 기자]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 303㎡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연간 최대 6.7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주요 생산 품목은 수출용 불닭시리즈(오리지널 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수출 전용 브랜드 '탱글' 제품이며, 내수용 쿠티크 브랜드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최첨단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인 밀양공장은 기존 삼양식품의 공장에 비해 생산속도가 빠르다. 다른 공장과 8개 공정은 동일하지만 일부 과정을 차별화했다. 밀양공장의 양품률(정상품 비율)은 93%다.

일례로 일반공장의 라면 반죽이 배치식이라면, 밀양공장은 연속식으로 반죽을 만든다. 박 공장장은 "제면라인에서 배합수와 밀가루를 혼합해주는 믹서가 있는데, 보통 하나의 믹서가 있으면 밀가루를 놓고 배합을 두고 한번씩 교반하는 배치식이다. 반면 밀양공장은 밀가루가 계속 들어오고 배합도 계속 들어오는 연속식으로, 시간당 5톤 정도의 반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공장은 자동화 물류센터를 도입해 수동 물류센터 대비 30% 수준의 공간에서 동일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였다. 운영인력도 수동물류센터 대비 70% 이상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밀양공장은 태양전지를 건물의 외장재로 사용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해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연간 발전량은 436 MWh/yr 로, 약 760가구가 1년동안 사용하는 전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 밀양공장 생산목표는 4억5000만 식(개), 매출 목표금액은 3200억 원"이라고 말했다. 최대 생산량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는 주 52시간제에 따라 주야 2교대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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