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보험금 안 주거나 미루다 제재 받은 메리츠화재·DB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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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안 주거나 미루다 제재 받은 메리츠화재·DB손보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6-25 14:46:47
의료자문·고지의무 위반 등 핑계로 지급 거부
금감원, 두 보험사에 과징금·과태료 등 부과
약관·상품설명서 통해 계약 내용 꼼꼼히 살펴야
보험사를 두고 여측이심(如廁二心,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왔을 때 마음이 다르다'는 의미)의 대표적 업종이라는 비아냥이 있다. 계약을 맺기 전까지는 뭐든 해줄 듯하다가도 막상 사고가 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때가 오면 온갖 이유를 대며 거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메리츠화재와 DB손보. [UPI뉴스 자료사진]

이를 실증이라도 하듯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이 최근 고객에게 보험약관에 정해진 대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가 금융감독원 제재를 받았다.

메리츠화재·DB손보, 보험금 안 주거나 늦게 줘 비판받아

메리츠화재는 2019년~2021년 모두 14건의 보험 계약에 대해 보험금 405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용을 보면, 고객이 허혈성 심질환 진단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약관에서 정한 허혈성 심질환 진단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또 보험사고와 고객 직업 변경이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도 직업 변경 고지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약관에서 정한 기일 안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함에도 4건의 보험 계약에 대해 이를 지키지 않았다. 최소 56영업일에서 최대 438영업일을 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두 달에서 최대 2년까지 지급을 미룬 것이다.

DB손해보험도 역시 같은 기간 모두 26건의 보험 계약에서 마땅히 지급해야 할 보험금 2억6200만 원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은 의료자문을 핑계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약관상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DB손해보험은 특히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보험사에 알려야 할 사항을 알리지 않았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 계약을 해지했다. 이중 12건은 고객의 고지의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나 부당 해지로 드러났다.

의료자문 핑계로 부지급률 높은 메리츠화재와 DB손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대표적인 수단이 의료자문이다. 의료자문은 보험금 청구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보험사는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한 주치의 의견을 무시하고 해당 보험사 자문의사의 진료기록만 보고 판단한다. 때문에 이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근거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손해보험 회사들은 최근 실손보험 등에서 보험금 지급 청구가 늘어나자 의료자문을 크게 늘리는 한편, 동시에 이를 핑계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자문을 실시한 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비율을 '부지급률'이라고 한다. 이번 금감원 제재를 받은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은 부지급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는 부지급률이 2020년 1.02%에서 2021년 6.2%로 6배 늘어났다. DB손해보험은 4.1%에서 9.59%로 높아졌다. 의료자문을 거친 계약 10건 중 1건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는 뜻이다.

고지의무 위반 사유로 보험금 부지급 건수도 1위와 2위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거부 수단으로 활용하는 또 다른 것은 고지의무 위반이다. 보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가입 전에는 고지의무 이행 여부를 느슨하게 진행하면서 막상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깐깐하게 따지는 것이다.

이러한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보험금 부지급 사례도 2021년 기준 메리츠화재가 4016건으로 국내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DB손해보험은 부지급 사례가 3037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소비자, 부지급 많은 보험사는 피하는 게 좋아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 메리츠화재에 과태료 2640만 원과 과징금 500만 원을, DB손해보험에게는 과징금 14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두 손보사에 대해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처리할 것을 의뢰했다.

일반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 상품의 내용이나 약관의 규정을 따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보험 설계사의 권유에 따라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설계사가 설명하는 내용을 약관이나 상품설명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만 믿었다가는 막상 보험사고가 나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낭패를 당할 수 있어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부지급건수가 많거나, 부지급률이 높은 보험사 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보험사들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을 쥐어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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