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GM·포드 이어 벤츠까지 '테슬라 충전 규격' 도입…현대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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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 이어 벤츠까지 '테슬라 충전 규격' 도입…현대차는?

김해욱
기사승인 : 2023-07-10 16:03:12
테슬라 충전규격이 북미 충전 인프라 60% 넘어선 영향
"현대차·기아가 독자 충전 규격 고집하면 판매량에 악재"
GM과 포드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도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북미표준규격(NACS)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기아와 함께 복합충전시스템(CCS) 규격을 고수하던 폭스바겐도 NACS 규격으로 넘어가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재 북미 지역 전기충전소 60% 이상이 NACS 규격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까지 CCS 규격을 고수하고 있다. NACS 규격 인프라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현재 규격을 고집하는 건 판매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에 있는 충전소에서 테슬라 차량이 충전되는 모습. [AP 뉴시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미 내 충전규격은 NACS와 CCS가 양분해왔다. 테슬라가 시장을 선점하고 인프라도 과반 넘게 장악하고 있음에도 자체 충전 규격을 개방하지 않아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은 CCS 규격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관련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선 '모든 전기차가 충전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을 조건으로 걸며 압박하자 테슬라도 결국 충전 규격 개방을 결정했다.

그러자 미국 자동차 업체인 GM과 포드는 곧바로 향후 생산하는 전기차에 테슬라의 NACS 규격을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메르세데스-벤츠도 NACS 규격 도입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기존 CCS 규격에서 NACS 규격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북미 지역 전기충전소 60% 이상이 NACS 규격이고 비중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업체들은 충전소 문제가 판매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재빨리 규격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충전 규격 변경과 관련해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 20일에 있었던 인베스터데이에서 밝혔던 것처럼 충전 규격과 관련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터데이 당시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많은 고민 중"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고객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은 테슬라 충전 규격의 문제점으로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800볼트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테슬라 규격은 500볼트에 불과해 충전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그럼에도 빨리 변경하는 게 낫다고 내다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북미 인프라의 과반이 넘는 NACS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으면 북미 수출 모델이나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해당 규격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역 전기차충전소에서 승용전기차와 화물전기차 등 국산 전기차량들이 충전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테슬라 규격 인프라가 과반 이상인 상황에서 독자 규격을 고수한다면 네트워크 효과(어느 특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효과)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가 북미 지역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가 테슬라 규격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결코 손해보는 구조가 아니다"며 "기존 인프라를 함께 공유하며 판매량도 증가하는 윈윈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충전소 보급 비율은 테슬라가 압도적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1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충전 규격을 포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직은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규격 통일에 대해 고민할 상황이 아니다"며 "설령 규격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치는 걸 확인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NACS 충전 규격 옵션 추가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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